[미디어펜=김연주 기자]일명 '원샷법'(기업활력법) 승인이 추진 중인 가운데 한화케미칼, 유니드, 동양물산기업 등 3개 업체가 동시에 '1호 기업'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이들 세 기업이 신청한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 기업이 승인 신청을 한 지 3주 만의 일이다. 해당 기업들은 신속한 기업결합심사, 법인세 이연, 연구개발(R&D) 지원 등 범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한 번에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업활력법은 정상 기업의 자율적 사업재편을 돕는 법으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주고 패키지로 여러 정책 지원을 해준다는 의미로 '원샷법'으로 불린다.

이번 승인은 지난 7일 열린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진행됐다.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는 경영, 법률, 회계, 금융 등 분야별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돼 지난달 16일 출범했다.

석유화학업종의 한화케미칼과 유니드는 가성소다 제조공장 매각과 관련한 사업재편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이 울산 가성소다 제조공장을 유니드에 매각하고 유니드는 이를 가성칼륨 공장으로 개조하는 골자다. 이를 통해 가성소다의 공급과잉 생산량 20만t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매각 대금과 세제혜택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고기능성 PVC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니드는 투자비 절감과 생산량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1위 가성칼륨 제조사라는 지위를 굳혀 나갈 수 있게 됐다.

농기계 업종 중견기업인 동양물산기업은 동종 업종의 국제종합기계의 주식을 인수할 계획이다. 두 기업 간 중복설비와 생산 조정을 통해 농기계 생산 15%를 감축하고 기업경쟁력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종합기계는 또 다른 공급과잉 업종인 철강 분야의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계열사다.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철강 분야도 간접적인 체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승인은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주무부처 검토(최장 60일), 사업재편심의위원회 심의(최장 60일) 등 심사가 길어지면 최장 120일까지 걸릴 수 있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정위와 긴밀하게 공조해 기업결합승인을 사업재편계획 승인과 동시에 완료해 사업재편 신청기업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