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스폰서‧사건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가 중‧고교 동창 김모(46‧구속)씨와 수상한 거래를 한 것 이외에도 자신의 수사 지휘 범위에 있던 수사 대상이자 사건 피의자인 변호사로부터 1000만 원을 빌려 쓴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대검찰청은 감찰 범위를 확대해 해당 정황이 부적절한 금품 거래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피고 직무상 부적절한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 김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있으면서 이 변호사가 연루된 사건을 직접 지휘하거나 유관기관의 관련 조사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건은 본인이 단장으로 재직할 때 직접 수사했고, 1건은 금융감독원과 협력해 고발 형태로 넘겨받았다.

또한 김 부장검사는 올해 2월 3일과 3월 8일 동창 김씨로부터 각각 500만원, 1000만 원을 송금 받았다. 앞선 500만원은 김 부장검사와 김씨가 단골로 가던 강남구 압구정동 술집 여종업원 곽모씨 계좌로 들어갔다.

3월 8일 김씨가 보내준 돈 1000만 원은 검사 출신 박모 변호사의 부인 계좌로 입금됐다.

박 변호사는 최근 김 부장검사의 비위 의혹을 조사 중인 대검 특별감찰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계좌를 빌려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위를 모른 채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금전 거래 통로로 '이용'됐다는 골자다. 

검찰 1년 선‧후배 사이인 김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에 평검사로 함께 일한 이후 줄곧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박 변호사는 현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박 변호사가 증시 상장 업체인 A사를 대상으로 적대적 M&A를 노리는 과정에서 대량보유 지분 공시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포착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가 올해 1월까지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일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금감원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로 박 변호사를 수사의뢰했지만 이 사건은 김 부장검사가 이끄는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에서 맡아 수사를 진행했다. 최근까지 1년 가까이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대검 특별감찰팀은 이런 의혹을 주시하고 박 변호사가 연루된 사건 주임검사 등 남부지검으로 감찰 대상을 확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