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마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특허권을 잃어 명예 회복을 노리는 사업자와 신규점 확보를 노리는 사업자의 각축이 다시 점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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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특허권을 상실해 영업을 종료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미디어펜 |
우선 지난해 특허권을 방어하지 못한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 신규 진입에 실패한 현대백화점이 이번 입찰에 뛰어들 것을 공식화한 상태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에 진입에 성공한 신세계디에프, 현대산업개발과 손잡은 호텔신라의 HDC신라면세점 등도 재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은 지난해 사업권을 잃은 면세업계의 불만 등을 의식해 올 하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4곳(대기업 3곳, 중소기업 1곳)을 추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이 완료되면 서울 시내 면세점이 총 13곳에 달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찰을 노리는 사업자 대부분은 이미 포화 상태인 명동 등이 아닌 서울 동남권 공략을 내세우고 있다. 호텔롯데는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 현대백화점은 강남구 무역센터점의 기존 사업계획을 유지하고 신세계디에프도 강남권에 3개 정도의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높은 경쟁력 평가를 받았음에도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한 호텔롯데는 만회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점 사업계획을 기본으로 제시한 공약들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과 강남권 면세점 효과를 집중적으로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제시한 아시아 10위권 사업자 달성의 ‘비전 2020’과 향후 5년 간 1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지역 상권 발전을 위한 사업 계획 등이 골자다.
현재 롯데그룹은 성동구와 취약계층 대상 직업교육 사업인 ‘언더스탠드 애비뉴’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송파구와도 사회공헌, 상권 살리기 등을 위한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또 기존에 진행하기로 한 석촌호수 음악분수 설치 사업도 해외 자문을 받는 등 진행 중이다.
고용 이슈도 중요 포인트다. 1300여명에 달하는 기존 롯데면세점 근로자들은 현재 유급휴가를 받거나 타 점포에 파견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기준 매출 약 6000억원으로 국내 면세점 3위 점포가 한 순간에 사라진 데 따른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호텔, 면세점 등이 한 군데 있어 높은 매출이 유지됐지만 면세점이 빠지면서 관광객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다”며 면세점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영권 분쟁, 검찰 수사 등 그룹 차원의 이슈가 미칠 영향도 관건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면세사업 경쟁력에 대한 심사 평가 결과가 공개될 예정인 만큼 사업 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기존 면세점 인력을 이동시킬 사업장이 없어 타격을 받은 만큼 다시 사업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SK 워커힐면세점 인력의 상당수가 다른 기업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SK네트웍스는 기존 면세점 운영 노하우와 워커힐 카지노 수요 등을 갖고 있는 만큼 사업 운영에 무리는 없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어떤 경쟁 포인트를 들고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입찰 참여를 공식화한 현대백화점과 최근 TF 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진 HDC신라면세점은 강남구 삼성동을 두고 맞붙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HDC신라면세점 후보지로 거론되는 아이파크타워는 대로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어 양측 모두 코엑스몰, 현대자동차 신사옥 부지 등이 위치한 삼성동 상권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면세점이 꼽히는 만큼 이번 입찰에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며, HDC신라는 호텔신라의 운영 노하우와 현대산업개발의 사업장이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미 신규 면세점을 확보한 신세계디에프는 아직 입찰 참여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올해 운영에 들어간 명동점 사업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제시한 연매출 1조5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이달 하루 평균 매출액이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이 지난해만큼 치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유통업계의 큰 관심 사업이지만 이미 서울 시내 사업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독점적 경쟁력은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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