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경기도 김포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현장 지하 2층에서 화재가 발생, 지하에서 배관 용접 작업 중이던 총 7명의 근로자 중 4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1명은 추가 수색작업을 통해 무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생존자는 작업 중 잠시 물을 마시러 지상 1층으로 올라와 화를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소방안전본부와 김포 소방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1시38분쯤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에서 불이 나 50여 분만에 진화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불로 지하 2층에서 배관 용접 작업을 하던 A(61)씨와 B(48)씨 등 근로자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소방당국의 인명수색 작업을 통해 추가로 발견된 작업자 2명은 당초 심정지 상태였다가 이내 호흡을 되찾았으나 의식은 없는 상태다.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에서 총 7명이 작업하고 있었다"는 공사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지하에 작업자 1명이 남았을 것으로 보고 수색을 계속한 결과 생존자 C씨(47)를 발견했다.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C씨는 희생자들과 함께 지하2층에서 작업하던 도중 화재 발생 직전 지상 1층에 잠시 물을 마시러 올라가 생명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현장을 빠져나온 직후 경찰 조사에서 "물을 마시고 다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던 중 불꽃을 보고 건물을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은 C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인명 수색을 사실상 중단했으며, 경찰은 김포경찰서장을 팀장으로 요원 70여명을 투입해 화재 당시 현장을 조사하는 한편 C씨가 탈출한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작업자들이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춘 상태에서 작업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화재 현장의 연기 배출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1차 감식을 한 뒤 11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감식팀과 함께 2차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불이 난 건물은 지하 2층에 지상 9층 규모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7년 1월 완공할 예정이었다. 화재 당시 건물은 지상 4층까지 지은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지하 2층에서 용접 작업 중 불꽃이 천장에 있던 우레탄 소재 단열재로 튀어 화재가 일어났으며, 작업장에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작업자들이 미처 지상으로 빠져나오기 전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승주 김포소방서장은 "단순 화재이지만 우레탄 폼에서 연기가 많이 발생해 작업자들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며 "우레탄 연기는 한 모금만 마셔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우레탄폼은 단열 효과와 작업 편의성 때문에 건축 단열재로 많이 쓰이지만, 화재에 약하고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대량의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점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14년 5월 9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역시 지하 1층에서 가스 배관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천장의 우레탄폼에 옮겨붙은 게 원인이었다.

당시에도 우레탄폼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에스컬레이터 공간을 타고 위층으로 퍼지면서 단시간에 큰 인명피해를 냈다.

선진국들은 우레탄폼과 같은 유기단열재의 위험성을 고려, 법규를 통해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그동안 유사한 인명 피해 사례가 빈발했음에도 다중이용시설 내장재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