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동물을 사랑하는 영국이라는 평판에 걸맞게 한국이 개고기의 유통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겠습니다."
13일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국 B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외무부의 알록 샤르마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은 의회에 올라온 한국의 개고기 유통 금지 청원을 다루는 심의회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청원은 "야만적인 거래를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모두 10만명 이상의 서명을 얻어 의회에 제출됐다.
이 청원과 함께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한국의 개고기 거래가 중단되도록 강력히 압박하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에게 보냈다.
이 공개서한에는 영국의 유명 드라마인 '다운튼 애비'에 출연한 피터 에건을 비롯해 영화 007시리즈의 주디 덴치, 작가 질리 쿠퍼 등 명사들이 서명했다.
샤르마 차관은 개가 멸종위기의 동물이 아니고, 개고기를 먹는 게 합법인 나라들에 영국이 취할 법적 조치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한국 정부에 동물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견해를 알리고 개고기를 먹는 관행을 바꾸도록 애쓰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기르는 골든리트리버 사진을 들어 올려 영국인과 개의 '특별한 관계'를 예시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동물 사랑하는 국가라는 것은 개가 음식이 아니라 애완동물이라는 점을 강력히 입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HSI는 공개서한에서 한국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여론전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단체는 "개고기 유통 중단을 바라는 한국 정치인과 국민을 지지하라고 영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개고기 유통을 금지하는 한국 내 입법 움직임을 두고 "개고기 거래 중단으로 이어질 실질적 기회"라며 "법적 개혁을 강력히 권하라"고 영국 정부에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주재 영국 대사관이 동물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문제를 여러 차례 한국 정부에 제기했고, 영국 국민과 의회가 그런 관행이 중단되길 원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에서 개고기 보신탕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인기가 떨어진다면서도 "개고기 먹는 게 결국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지만 그날이 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