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일반특혜관세 적용국 재지정…공동성명에 '버마' 대신 '미얀마'
[미디어펜=문상진 기자]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다가 이제는 사실상 최고 실권자가 된 아웅산 수치(71)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았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수치 국가자문역과 만나 미얀마가 "두드러진 변화"를 이뤘다고 치하했다. 이에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변모에 대해 "미얀마가 이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말했다.

집권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수치 여사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에 대한 일반특혜관세제도(GSP) 적용 대상국 재지정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GSP는 개발도상국에 상대적으로 낮은 특혜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로, 미국은 미얀마의 옛 군사정권이 '8888 민주화 항쟁'으로 불리는 민주화운동을 잔인하게 탄압한 다음 해인 1989년 미얀마를 GSP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치로 미얀마는 오는 11월13일부터 GSP 적용 대상국에 재지정되며 앞으로 5천여 개에 달하는 품목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관영 일간 '더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이번 조치는 1인당 연소득이 1280달러에 불과한 미얀마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앞으로 미국과 미얀마가 양자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미얀마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 사업에 미국 정부가 1000만 달러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등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미얀마를 '버마'가 아닌 '미얀마 연방공화국'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에 가해진 경제제재를 전면 해제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버마(미얀마)에 대해 상당히 오랫동안 가했던 (경제)제재를 해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언제 제재를 해제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곧" 해제될 것이라고 답했다.

수치 자문역은 오는 17일 하버드 재단에서 주는 '2016년 올해의 인도주의자 상'(2014 Harvard Foundation Humanitarian of the Year)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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