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편의점 등에 설치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면서 고객이 낸 수수료 일부를 은행이 ATM 업체와 나눠갖는다고 해도 수익 모두를 은행 것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부장판사 최상열)는 신한은행이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교육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오늘(16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ATM 제조업체인 노틸러스효성과 은행 고객이 편의점 등에 ATM을 이용하고 내는 수수료를 나눠갖기로 계약했다. 수수료 가운데 15%는 신한은행이, 85%는 노틸러스효성이 갖기로 하고, 신한은행이 수수료를 받아 노틸러스효성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배분이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이 때문에 자신들이 갖는 수수료만 교육세 부과 대상인 수익금으로 보고 일부 회계연도의 교육세를 신고·납부했다.

남대문세무서는 그러나 고객이 내는 수수료 전체가 은행 수익금이라며 세금을 경정·고지했다. 신한은행은 "수수료 중 85%는 노틸러스효성이 은행 고객에게 예금인출 등의 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얻는 자체 수익금"이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고객이 예금인출을 하고 내는 수수료는 거래 당사자인 원고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며 "노틸러스효성과 이를 분배, 정산한다고 해도 이는 효성이 ATM 설치·관리업무를 대행해 준 대가를 지급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노틸러스효성은 원고의 고객에게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고객들에게서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니라 ATM을 설치, 관리하면서 원고의 현금인출 서비스 등을 기계적으로 보조해주고 그 대가로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