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더십 중요한 롯데그룹…신동빈 구속 가능성에 비상
검찰이 롯데 수사 시작 3개월 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한다. 신동빈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례 없는 고강도 수사에 휘청거리고 있다. 그동안 오너의 리더십이 그룹 내 현안을 해결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던 만큼, 신동빈 회장의 공백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 검찰이 롯데 수사 시작 3개월 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한다. 신동빈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미디어펜


롯데 측은 우려의 시선을 감추기 힘든 분위기다. 만약 신동빈 회장이 구속된다면 그룹의 경영권 공백을 메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9일 롯데그룹 등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오는 20일 오전 9시30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신동빈 회장은 정해진 시간에 출석해 성실하게 답변해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 소환은 사실상 롯데 수사의 마지막 수순이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지금까지 확인된 각종 비리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룹 총수가 보고를 받거나 암묵적 승인·동의 없이 이처럼 거액의 비리가 저질러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거액의 부당 급여 수령, 특정 계열사에 대한 특혜성 지원, 총수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이 혐의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확인한 혐의 내용과 범죄액수에 비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신동빈 회장의 자리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지난 10년간 400억원 이상 한국 계열사로부터 급여를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의 아버지이자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이달 7~9일 세 차례나 검찰의 방문 조사를 받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지난 7월 초 구속됐다.

   
▲ 롯데그룹은 전례 없는 고강도 수사에 휘청거리고 있다. 그동안 오너의 리더십이 그룹 내 현안을 해결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던 만큼, 신동빈 회장의 공백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미디어펜


롯데 오너가 모두가 기소돼 법정에 설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오너 일가의 공백을 메울 전문경영인들도 꼽기 어렵다.

그룹의 2인자였던 고(故) 이인원 부회장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부회장의 뒤를 이을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도 모두 비자금 수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 사건 등으로 줄줄이 구속되거나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위기 상황 속에서 중심을 잡고 경영 체제를 유지하던 신동빈 회장이 향후 구속 수사를 받거나 비자금 의혹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될 경우, 롯데 경영체계 흔들릴 것이 자명하다. 

일각에선 향후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이 한국 롯데에 경영권을 대신하는 체제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신동빈 회장 편에서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비롯해 일본 경영진들이 한국 롯데를 장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연 매출 90조원에 이르는 한국 롯데를 외형상 20분의 1에 불과한 일본 롯데가 지배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립 이래 전무후무한 최악의 상황을 맞은 롯데그룹. 그 중심에 있는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사 여부와 관련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