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가 각자의 배송 서비스를 내세우며 맞붙고 있지만 아직 실험적 단계라는 점과 경쟁을 위한 지나친 비용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3사 중 가장 먼저 ‘배송 전쟁’에 불을 붙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2014년부터 9800원 이상 지정 품목 주문 시 24시간 내에 별도의 배송비 없이 소비자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 위메프의 '지금사면 바로도착' 서비스 이미지.

로켓배송은 자체 배송인력 ‘쿠팡맨’과 차량, 물류센터까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기존 물류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밎히기도 했지만 소셜커머스의 물류 서비스 내재화와 쿠팡맨의 소소한 고객 서비스 등으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국토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 방안’ 발표에 따라 그 동안 제기돼 왔던 로켓배송의 위법성 논란도 잠재워졌다. 1.5톤 이하 소형 영업용 화물차 운영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로켓배송이 규제 울타리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시장에 선보인 이래 경쟁 소셜커머스 업체 뿐 아닌 오픈마켓, 대형마트까지도 특색 있는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게 한 기폭제가 됐다. 쿠팡의 한 관계자도 “유통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지역 물류센터를 올해 18개, 내년 21개까지 확충하고 배송 관련 인력을 4만 명까지 늘리는 것으로 로켓배송의 ‘전국 달일 배송’을 완성한다는 입장이다.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슈퍼배송’, ‘지금사면 바로도착(이하 바로도착)’ 등의 서비스로 반격을 시작했다. 아직 로켓배송에 비해 운영 규모와 적용 품목 범위가 작지만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지속 확대하고 있다.

티몬의 슈퍼배송은 생필품 전문 몰인 슈퍼마트 품목을 대상으로 오전 5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당일 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서울 전 지역에서 일요일 배송까지 실시하는 점이 특징이다.

티몬은 기존 슈퍼배송 서비스 지역을 서울 내 14개 구에서 25개 구로 늘렸으며 현재 8000여종인 서비스 품목도 1만2000종까지, 당일 배송 가능 주문 시간도 오전 5시에서 오후 12시까지 늦춘다는 방침이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티몬의 슈퍼배송은 모두 자체 또는 협력 물류시스템을 확대해야 서비스 적용 지역을 늘리고 원활한 당일배송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는 곧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위메프는 바로도착 서비스로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배송지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협력업체 배송차량이 즉시 배송을 시작하는 서비스로 배송 시스템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방향이다. 위메프는 바로도착 서비스 관련 특허 출원까지 마친 상태다.

바로도착 서비스는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저녁까지 배송이 완료되며 역시 추가비용 없이 평일, 주말 이용 가능하다. 특히 위메프 시범운영 결과 최단 10분 내 배송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혁신적 배송 서비스의 탄생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메프는 현재 분유, 기저귀 등 유아용품에 국한된 바로도착 서비스 품목을 생필품 전반으로 확대하고 연말까지 서비스 지역도 전국 5대 광역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문 마감 시간도 오후 8시까지 연장 예정이다.

소셜커머스가 선보이는 배송 서비스들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적용 품목이 제한적이고 실제 전국에 당일 배송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

적용 품목을 보면 유아용품에 한정되는 위메프의 바로도착 뿐 아니라 티몬의 슈퍼배송도 자체 슈머마트 생필품 일부 품목만이 해당돼 아직은 실험 단계로 평가된다. 쿠팡의 로켓배송도 품목이 제한되는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신선식품 등은 기존 물류센터나 차량으로 배송에 어려움이 있다.

티몬의 슈퍼배송과 위메프 바로도착은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서울 지역에만 서비스가 가능한 단계다. 쿠팡 역시 전국 단위로는 자체 배송에 한계가 있어 일부는 외부 업체 위탁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관련 인력과 차량, 물류센터 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전국 당일배송’은 이루기 어렵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위메프도 현재 서울 각 구에 1대씩 운영하고 있는 차량을 지속 확충한다는 계획에 따라 비용은 더 투입될 전망이다.

문제는 아직 소비자 선점을 위한 경쟁으로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실적 개선이 이 같은 경쟁 지속에 따라 늦춰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내지 못하면 위험성도 커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은 547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14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봤다.

현재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실적 문제는 아직까지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 단계에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과 “이제는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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