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풍전등화에 놓인 롯데그룹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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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28일 법원은 지난 26일 검찰이 청구한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10시 30분경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시작했고 이르면 늦은 밤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에게 500억원대 횡령과 1250억원대 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근 10년간 롯데 계열사에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 일가 이름을 등기이사로 올려놓고 별다른 역할 없이 급여를 지급하도록 한 점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에 손해를 끼진 혐의 등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일 검찰 소환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신격호 총괄회장 체제에서 발생한 문제들까지 짊어지게 된 것은 과하며 오히려 신동빈 회장이 이 같은 롯데의 잘못된 관습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신동주, 신영자, 서미경, 신유미 등 일가에 대한 급여 500억원은 신격호 총괄회장 체제에서 지급된 것이며, 특히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운영권을 갖고 770억여 원의 이득을 취한 롯데시네마 매점은 신동빈 회장이 회수한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 롯데그룹은 서미경, 신유미가 소유한 유원실업을 비롯해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와의 영화관 매점 운영 계약을 해지하고 직영으로 돌린 바 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운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까지 겪어온 신 회장이 이들에 대한 부당급여 지급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이들 혐의를 빼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480억원의 피해만 남는다. 이는 앞서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처벌받은 바 있다.
신동빈 회장 측의 주장을 정리하면 신 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체제부터 내려온 그룹 내 비리를 떠안은 꼴이며 오히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외에 검찰이 신 회장의 직접 개입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들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랜 체제부터 이어졌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도 신격호 총괄회장 시절부터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 부분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신동빈 회장은 개선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계열사 주식을 매입해 당시 416건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올해 7월 기준 67건까지 줄였고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함으로써 불투명한 경영을 해소하고자 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이번 검찰 수사에 따라 무기한 연기됐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구속될 경우 현재의 지분구조 상 한국과 일본의 경영권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게 넘어갈 위험이 있고 검찰 수사가 진행된 지난 3개월 이상 기업 인수합병 등 대규모 투자가 완전히 마비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경제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노심초사한 롯데그룹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후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에는 신영자 이사장이 그 동안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으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홀딩스 등기이사 사임을 표명했고 28일에는 재판에 넘겨진 서미경 씨 소유의 롯데백화점 내 식당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구속을 피하기 위해 도의적인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롯데그룹의 의지 피력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문제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게 된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성실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반적인 정황을 볼 때 신동빈 회장에게 도주의 우려 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구속 기소가 꼭 필요한 것인가 반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의 마무리 차원에서 ‘대기업 봐주기’ 등의 논란을 의식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지적과 ‘경제적 파장을 감수하고 원칙을 지키려 했다’는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법원의 결정에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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