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식 '종이쪼가리' 의사일정, 상임위 협의 관행조차 어긋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잇단 '편파성' 논란을 빚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3일~24일 본회의 차수변경을 여야 교섭단체 대표의원들과 협의 없이 진행한 건 기본적인 상임위 운영 관례에조차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 보이콧' 당론 변경이 있을 때까지 절대 법사위 국감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루 전 "당 지도부에 정국 정상화를 적극 촉구한다"고 밝힌 비박계 중진의 일원으로서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제가 법사위원장인데 의사일정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는 여야 간사와 협의하도록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회기 중일때는 위원장실로 불러서, 회의 중일때는 위원장석으로 불러서 논의한다. 비회기이거나 멀리 떨어져 있을 땐 전화로 소통한다. 이견에 대해선 토론을 하고 의사일정을 위원장이 최종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임위원장도 이렇게 협의하는데 국회의장이 의사국 직원을 통해 종이쪼가리 하나를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보낸 걸로 '협의가 완료됐다'고 주장하는 건 국회 관행상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고,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가운데)이 3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어 "만약 대통령이 중요 국정 현안에 대해 국회와 협의한다고, 소통한다고 하면서 수석이나 비서관을통해 대통령의 입장을 담은 문서를 국회의장이나 야당 대표에게 전달하고 간 후 '나는 대통령으로서 소통을 다했다'고 하면 야당이 가만히 있었겠나. 벌떼같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분이 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역임하고 국회의장이 됐는지 참 안타깝고 한심하다"며 최근 정 의장이 국회의장 집무실이나 공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데 대해 "이런 회피하는 태도야 말로 본인 스스로 불법이고 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걸 자인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권 의원은 "저는 법사위원장이고 오늘 국회에서 법사위가 개의되지만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우리 당의 당론 변경이 있을 때까지 절대로 법사위 회의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권 의원을 포함해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나경원·정병국·주호영 등 비박계 의원 23명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당 투쟁 방침에 대해 "당 지도부에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길거리 야당같은 투쟁 모습은 안 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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