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양 뺨에 구멍을 내고 칼이나 꼬챙이를 꿰거나 팔뚝과 가슴 피부에 수십 개의 칼을 꽂은 사람들.

이런 기묘하고 오싹하기까지 한 행동을 하는 기인들이 올해도 '채식주의자 축제'가 열리는 태국의 유명 관광지 푸껫 거리에 등장했다.

3일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채식주의자 축제는 육식을 삼가면 영혼과 마음이 정화된다는 믿음을 가진 중국계 도교신도들이 음력 9월 초에 행하는 연례행사로 태국과 미얀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치러진다.

특히 전체 인구의 35%가 중국계인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채식주의자 축제는 자학적 행동을 하는 신도들이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세계적인 관광 상품이 됐다.

푸껫의 채식주의자 축제가 유명해지자, 수도 방콕을 비롯한 태국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유사 축제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다.

이 축제는 1825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푸껫의 주지사가 주도를 중국인 광산이 있던 곳으로 옮긴 후 열병이 돌았는데, 채식을 하면서 도교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구황신(북두칠성과 보성, 필성)에게 기도와 제사를 올린 뒤 병이 사라지자 이 의식을 정례화했다는 것이다.

축제 전야에 이 지역 도교 사원에서는 병을 고쳐주고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신을 깨우는 의식이 치러진다.

사람들은 흰옷을 입고 최소 사흘간 육식을 금한다.

또 일부 사람들은 벌겋게 달아오른 불 위를 걷거나,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칼과 쇠꼬챙이를 볼에 꿰는 끔찍한 자해행위를 통해 신과 소통한다고 믿는다.

캐나다에서 온 관광객 배리 래프터리씨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자해행위를 하지만) 피가 나지 않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와 동행한 줄리 베드퍼드씨도 "자해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소수인 줄 알았는데 축제 기간에는 곳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편, 태국 관광당국은 올해 이 축제가 중국의 국경절 연휴와 맞아떨어지면서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푸껫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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