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내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일 교토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추가해 일본측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사죄 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느냐는 민진당 오가와 준야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한일간) 합의 내용을 양국이 성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며 "(편지는 합의) 내용 밖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일본 시민단체 등 국내외 일각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 편지를 보내라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8월 14일 전후(일본의 2차대전 패전 이후) 70년 담화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며 '과거형 사죄'에 그치고 직접 사과하지 않은 것의 연장선으로 파악된다.
그는 또 지난 8월 15일 일본 패전일을 맞아 가진 희생자 추도식에서도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 "역사를 겸허하게 마주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지만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2012년 말 취임 이후 열린 세 차례 패전일에 이어 4년째 가해 책임을 외면한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도 이날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외교장관에 의한 공동발표 내용이 전부다"며 "추가 합의가 있다는 것은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한국 정부가 전날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추가적인 감성적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힌 데 대해 "합의된 것이 없다"며 "한일 합의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내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발언은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일본 내 민간단체가 아베 총리 명의의 사죄편지를 위안부 피해자에게 보낼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일본 측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추가적인 감성적인 조처를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데 대한 언급이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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