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국 대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 선거전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자신의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로 성추문에 휘말린 트럼프 후보 진영은 연일 ‘선거조작’ 주장을 펴고 있으며 지지자들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더라고 불복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
11년 전의 ‘성추행 녹음파일’ 언론 보도로 위기를 맞은 트럼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힐러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거짓되고 근거 없는 주장과 노골적 거짓말을 쏟아내는 미디어에 의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로) 기소돼 감옥에 갔어야 하는데도 현재 이 조작된 선거판에서 대선후보로 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추문 파장으로 자신의 당선 가능성이 11%대로 급락(뉴욕타임스 집계)하고 여성 유권자들의 힐러리 지지 분위기가 짙어지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는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CNN 방송 프로그램에서 검찰로 일하던 시절 시카고 선거에서 720명의 ‘망자(亡者) 투표’를 적발한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선거 조작 가능성에 동조한 바 있다.
이에 다른 트럼프 지지자들의 극단적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인 도급업자 댄 보우맨(50)은 최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유세에서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한다”며 “그녀는 감옥에 가거나 총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지자인 목수 스티브 웹(61)은 “트럼프의 ‘투표구를 잘 감시하라’라는 말을 귀담아듣고 있다”며 “영어를 잘 못하는 멕시코인, 시리아인들을 감시해 그들이 어떤 책임을 물릴 만한 일(불법행위)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의 이민자 정책관과 선거조작 주장에 동조한다는 의미다.
한편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오렌지 카운티의 공화당 지역본부 사무실에는 방화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지역 매체 샬럿 옵서버와 WNCT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 오렌지카운티 힐즈버러의 자맥스 드라이브 347번지에 있는 공화당 지역본부 사무실에 현관 창문을 통해 화염병 하나가 날아들어 내부를 불태웠다.
이번 방화 사건이 힐러리 지지자들의 소행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대선 막바지 신경전이 극도로 치달은 가운데 분위기를 한층 험악하게 만들 수 있는 사건이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성추문에 대한 직접 공세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언론은 힐러리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과거 성추문 전력 때문에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폭스뉴스 ‘해니티’ 방송에 출연해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자신들에게 침묵을 종용한 적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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