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이슬람국가(IS) 격퇴의 분수령이 될 모술 탈환작전이 17일(현지시간) 새벽 개시되자 IS는 다른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살폭탄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IS는 상대방의 진군을 저지하기 위해 자살폭탄, 차량 폭탄과 지뢰, 부비트랩, 저격수 배치 등을 구사해왔다. 공습에 대응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는 비인도적인 수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은 적은 전력으로 다수의 상대방을 막는 데 동원된다. 비록 전투에 승리하지 못해도 최소한 탈출 시간은 벌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지난해 이라크군이 탈환작전을 벌인 티크리트, 팔루자, 라마디 등 이라크 주요 거점 도시에서 IS는 이런 방법으로 이라크군의 진격을 잠시나마 저지한 적 있다.

모술 탈환작전 첫날인 17일 하루 동안 IS는 12건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모술로 향하는 진입로를 막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IS가 이들 거점에서 결국 패퇴한 사실에서 보듯 IS는 이라크군과 시아파 민병대, 미군의 공습이 조합된 총공세를 막지는 못했다.

바꿔말하면 IS는 시내 중심부를 방어하는 정규전에선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이 조직이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던 2∼3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IS는 게릴라전과 같은 비대칭 전술을 종종 섞긴 했지만 주로 정규전 방식으로 주요 거점을 하나씩 점령해 정규군을 방불케 했다.

당시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의 군대가 오합지졸 수준으로 IS의 급작스러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특히 이라크군은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부패와 종파적 파벌주의에 빠져 제2도시 모술을 단 이틀 만에 IS에 내주는 참패를 당할 만큼 무력했다. 모술에서 이라크군이 버리고 도주해 IS 수중에 들어간 미군 차량 험비만 해도 2300여대였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IS가 유럽과 미국 등 서방에서 직간접으로 연결된 테러로 갈수록 큰 위세를 떨치고 있는 반면 정작 '본토'라고 할 수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선 기본 전력이 약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긍정적인 신호 속에서도 모술 작전은 기존 저항 방식과 다른 비대칭 전력인 화학무기를 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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