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IBK투자증권, 크라우드 펀딩 출시 2시간만에 목표액 100% 달성
   
▲ 사진제공=인디스토리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출시 2시간여만에 100% 완판.

저예산 독립영화인 '걷기왕' 얘기다. 이달 20일 개봉한 영화 '걷기왕'은 인디스토리가 제작했다.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의 IBKS문화콘텐츠투자크라우드펀딩 3호는 지난 4일 펀딩 시작 2시간만에 목표 금액인 1억원을 달성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한도는 200만원, 전문 투자기관은 투자한도에 제한 없다. 걷기왕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업은행이 손만 댔다하면 흥행몰이다. 대표적인 영화는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이다. 15억원을 투자한 '부산행'은 지난 19일 누적관객수 1156만533명을 기록해 영화사상 관객동원 역대 9위를 기록했다. 인천상륙작전은 누적 관객수 704만7504명을 기록, 역대 39위다. 이 두 영화의 흥행으로 영화판권부터 멀티유즈(Multi-use)까지 고려한다면 투자에 쏠쏠한 재미를 얻을 전망이다.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 모두는 상업적 블록버스터 영화였던 터라 흥행 카드로 싹이 보였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이자 독립영화인 걷기왕에 도전한 것은 기업은행의 실험작이라 할 수 있었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기업은행이 투자 모집한 영화(문화 컨텐츠)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전도연 주연의 '남과여'는 참패를 맛봤다.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적 모집에는 두가지 비결이 있다. 첫번째는 영화에 있다. 비록 독립영화이긴 하지만 심은경이라는 걸출한 흥행퀸의 주연이다. 이 영화는 치열한 경쟁에 지친 청춘들을 위한 따뜻하고 코믹한 위로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은경이 출연한 이유는 간단했다. 시나리오다. 심은경은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가 주는 마지막 메세지가 인상 깊었다. 따뜻한 청춘이라서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걷기왕의 네티즌 평점은 8.63점으로 높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걷기왕이 크라우드 펀딩 성공 이유는 원래 잘될 영화였기 때문"이라며 "최연소 흥행퀸 심은경씨가 출연하고 작품을 봤을때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을 만한 영화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이 영화를 보는 안목이다. 그간 수많은 문화컨텐츠에 손을 대면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면서 쌓아온 노하우 덕택이다.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는 밤 늦게까지 회의를 하면서 투자할 만한 문화 컨텐츠를 선별한다. 크랭크인 전 시나리오는 물론 영화사의 재무상태까지 꼼꼼히 살피면서 다방면적으로 검토한다는 후문이다.

걷기왕의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은 영화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크라우드펀딩 모집 자금이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성공 자체가 영화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와 관심을 높이는 홍보 창구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십시일반 형태의 투자다. 영화 걷기왕의 크라우드 펀딩 성공은 대중들이 일상 속으로 들어온 문화컨텐츠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영화 제작사의 자금조달의 한 방법으로 한국 영화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 관객들도 좋은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은 문화산업 시장에 활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우수한 중소 제작사들의 우량 컨텐츠 생산에도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해 낼 것이다. 문화 컨텐츠에 대한 Seeding(파종) 투자는 문화산업 육성과 더불어 투자자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기업은행의 후속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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