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신세계가 코엑스몰 운영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강남 벨트’ 완성과 삼성동 상권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복합쇼핑몰 코엑스몰 운영 우선협상자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28일 코엑스·칼트몰 임차운영사업 정식계약을 체결한다. 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 동안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임대·운영하는 사업으로 추후 협의를 통해 10년 재계약까지 가능하다.
신세계 프라퍼티 관계자는 “현재 큰 틀에서의 합의는 마친 상태로 금주중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코엑스몰 정식계약 체결 시 기존 신세계 유통채널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강남권 중심상권 공략 통한 신세계의 ‘종횡 확장’
|
|
|
▲ 코엑스몰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자동차그룹 'GBC' 조감도./현대자동차 |
이번 계약으로 코엑스몰을 운영하게 되면 신세계는 서초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부터 강남구 코엑스몰,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까지 이어지는 ‘쇼핑 벨트’를 완성하게 된다. 서울 동남권 영향력을 확대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증가하는 강남 외국인 관광객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엑스몰의 경쟁력만 놓고 봐도 의미가 크다. 국내 도심에 선보인 ‘1세대’ 복합쇼핑몰인 코엑스몰은 4만8359㎡ 면적에 247개 매장과 메가박스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을 갖춘 쇼핑·문화 시설이다. 내부에서 연결되는 도심공항터미널 지하 칼트몰(면적 6,916㎡, 매장수 60개)까지 더하면 5만8938㎡ 규모에 327개 매장에 대한 운영을 맡게 된다.
도심에 다양한 복합쇼핑몰이 속속 들어서면서 코엑스몰의 독보적 경쟁력은 빚이 바랬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무역센터 이상의 ‘랜드마크’이자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세계의 강남 공략 외에 인접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미 이 지역에는 코엑스몰과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강남의 주요 상권이 형성돼 있어 신세계가 향후 코엑스·칼트몰의 쇼핑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요 쇼핑시설이 밀집되는 것은 소비자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과 코엑스·칼트몰도 상호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백화점과의 MD 차별화는 있어야겠지만 상권 형성 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AK플라자 등이 선점하고 있던 판교에 출점한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판교점 출점으로 주변 쇼핑몰의 소비자를 빼앗는 부분보다는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이끄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양한 상업시설 측면에서는 면세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 참여한 5개 후보 대기업 중 현대백화점면세점과 HDC신라 2곳이 삼성동에 후보지를 택해 이곳에 면세점까지 들어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강남구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19%에 해당하는 84만여명은 삼성동 일대를 찾았으며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강남권 개별 여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곳에 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이 같은 관광객 수요도 크게 늘 수 있어 코엑스몰을 비롯한 주변 상권에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교통 면에서도 도심공항터미널로 공항까지 이동이 용이하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을 양쪽에 두고 있다. 강남과 송파를 잇는 버스 노선도 다양하다. 특히 2023년 완공될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는 삼성역을 지나 일산 킨텍스부터 경기도 평택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가장 큰 발전 가능성은 향후 정책적인 개발 계획이 잡혀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도시계획도로 확장과 105층 규모의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을 통해 삼성동을 국제업무, 전시·관광산업이 집결된 ‘마이스(MICE)’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GBC에는 1만6500㎡ 규모의 전시·박람회 공간과 2000석 이상의 공연장, 265실 이상의 호텔, 전망대 등이 현대자동차그룹 사옥과 함께 들어선다.
◆ “수익성 문제없어…신세계의 새로운 도전”
코엑스몰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업계에서는 지난해 새단장을 마친 코엑스몰 방문객 수 감소로 무역협회가 요구한 600억원의 최저이익보장금액(MRG)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신세계프러퍼티와 무역협회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지난 8월 11일 실사 킥오프를 시작으로 지난달 9일까지 실사를 진행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사 결과, 코엑스몰과 칼트몰의 실제 임대수입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임대수입은 약 660억원 수준으로 충분하며 기존에 제시된 임대수입 530억원은 코엑스몰만의 최소보장 임대료를 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의 유통 노하우가 코엑스몰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코엑스몰에 대대적인 손을 대는 것은 입점 상인들의 불이익과 위험부담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상인들과의 계약과 장기적인 MD 구성 등을 통해 점진적인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코엑스몰 운영은 신세계에 새로운 도전”이라며 “담당 조직이 구성되고 나면 이곳을 어떻게 운영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계획이 수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본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단계에서 코엑스몰에 대한 신세계의 구체적인 전략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최근 확장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전통적인 백화점 쇼핑 수요를 공략한다면 이곳부터 동쪽으로 도심형 복합쇼핑공간인 코엑스몰, 본격적인 교외형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이 이어지는 그림이 완성돼 향후 다양한 마케팅 활용 가능성을 갖추게 된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