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언론 인터뷰서 주장…검증 안된 보도 검찰 엄정 수사로 밝혀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게이트의 주인공, 최순실 씨가 입을 열었다. 지금껏 언론이 십자포화를 퍼부었던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최순실 씨는 인정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이나 당선 직후 등 대선 당시의 일부 연설문 유출은 시인했지만 나머지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특히 (독일 현지에서 세계일보의 단독 인터뷰로 진행된 자리에서) 최순실 씨는 JTBC의 태블릿 관련 보도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아래는 태블릿을 통해 VIP 보고서를 사전에 받아봤냐는 질문에 대한 최순실 씨의 답변 일체다.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어떻게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한 지도 모른다. 검찰에서 확인해봐야 한다.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최순실 씨는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대통령의 보고서를 매일 봤다는 주장에 대해 “저를 죽이려고 하는 미친 사람”이라며 “5억 원을 달라는 협박도 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 증언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살고 있는 집 이사를 할 때 가벼운 태블릿 등은 본인이 손수 챙기기 마련이다. 즐겨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자료가 담겨 있는 것이라면 더 그렇다. 데스크탑 PC라면 모를까 작은 노트 크기의 태블릿은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최순실씨 건물 관리인의 증언 또한 나왔다.

"짐은 최순실 씨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JTBC에서) 보도된 PC, 그런 것도 지하에서 나왔는지도 솔직히 몰라요."

사실을 명확히 하자. JTBC가 특종으로 단독 보도한 PC는 집안의 데스크탑이 아니라 최 씨 사무실 밖 어딘가에 버려져있었다는 태블릿이었다. 그리고 버려져 있었다는 JTBC의 주장은 확인된 바 없다.

집이 아니라 사무실이면 회사 관계자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사무실 밖에 버려져 있던 태블릿은 최순실 씨 것이 맞을까. 본인은 부인하고 나섰다. 태블릿이 최순실 씨 것임을 밝히려면 사용자 계정 이름 보다 더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찾아야 한다. 바로 이메일 등 온라인계정 내역이다.

누군가 PC를 새로 사면 계정을 판다. 그리고서 그것을 다른 이에게 넘길 수 있다. 넘겨받은 이가 자신의 이메일과 PC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온라인 SNS를 쓴다. PC의 주인은 계정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넘겨받아 사용한 자다.

최순실 게이트의 스모킹 건은 최순실 씨 사무실에 있었다는 태블릿(=이는 JTBC의 주장)인데 그 주인이 다른 사람이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JTBC가 26일 저녁 방송에서 내내 규명하려고 애썼던 지점이 여기다. JTBC로서는 자신들 특종 단독보도의 근거가 전부 태블릿에 있었기에 이를 지키려고 갖은 보도를 해댔다.

   
▲ /사진=jtbc 뉴스룸


JTBC가 최순실 씨 것이라며 태블릿에 집착하는 이유

JTBC가 26일 보도한 내역 중 ‘주장이 아닌’ 사실은 아래 몇 가지로 정리된다.

1. 태블릿은 대선을 6개월 앞두고 김한수 씨 회사인 마레이컴퍼니 법인 명의로 개통됐다. 김한수 씨는 박 대통령 당선 직후 인수위로 들어갔고 취임 후에는 청와대로 들어가 지금까지 청와대 미래수석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고, 직책은 뉴미디어 담당관이다. 

2. 개통 직후부터 태블릿에 담긴 파일 모두가 박근혜 혹은 대선 관련 내용이다. 해당 파일의 작성자 아이디는 정호성 청와대 비서관의 것이다.

3. 태블릿의 사용자 계정은 ‘연이’이며, 태블릿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는 김한수, 김팀장, 박근혜 대통령, 그 외 몇몇 일반인이다. 김한수 전화번호는 바뀌어 있었고 김팀장 전화번호는 전원이 꺼져있었다.

4. 태블릿 주인이 카카오톡으로 한팀장과 나누었던 대화가 ‘하이’다.

5. 태블릿에는 최순실 씨의 셀카와 누군가 최 씨를 찍어준 사진 등 최순실 씨 사진 2장이 들어있다.

6. 태블릿에 담겨 있는 이메일 계정은 greatpark1819 였다. 계정에 암호가 걸려있어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JTBC 보도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만 밝혔을 뿐, 태블릿이 최순실 씨 것이라는 스모킹 건은 하나도 없다. 유일한 결정적 단서인 이메일 계정은 암호가 걸려있어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다.

   
▲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9월 29일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최순실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사진=연합뉴스


누군가 내 노트북을 모두 다 들여다보면서 “어, 여기 내 사진이 2장 들어있네”라고 지적하고 카카오톡으로 ‘하이’라는 대화를 나누었으며 자기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다는 이유로 내 노트북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

근거는 있지만 인과관계 없는 미친 주장이다. 사람들은 JTBC가 밝힌 것에만 주목하고 있지만 JTBC가 밝히지 않은 태블릿의 나머지 모든 파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알려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태블릿 속 대부분의 파일이 태블릿 주인이 최순실 씨가 아니라는 근거라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검찰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JTBC가 밝힌 사실은 해당 태블릿은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이 개통했고 태블릿에서 사용한 이메일 계정이 greatpark1819라는 것뿐이다. 최순실 씨 DNA조사나 ‘메일 계정 내역’ 확인을 통한 결정적 단서 규명은 검찰의 몫이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한수 행정관이 개통한 태블릿이 어떻게 JTBC 기자에게 흘러갔는지도 밝혀야 한다. 국정농단 차원에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모금 수사 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경계해야 할 것은 JTBC의 과거사와 지극히 JTBC스러운 저널리즘이다. JTBC는 지금까지 반정부의 기치를 높이 들어왔다. 세월호 다이빙벨 선동, 괌 미군기지의 사드 관련 날조, 주한미군 지카바이러스 실험 오역, 지방선거 출구조사 무단 사용 등 JTBC의 일탈은 여러 번이었다.

JTBC는 지금까지 고의성이 다분한 허위보도로 야권 편에 서왔다.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방종을 누리는 JTBC였다. 밝혀진 인과관계, 사실관계 없는 보도는 주장에 불과하다.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로 의혹과 사실을 모두 밝혀내야 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 최순실 씨는 2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세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최순실 씨는 국정농단과 관련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사진=세계일보 기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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