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1200조원을 넘어 선 가계부채가 내년 말에는 150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1일 발표한 '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125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조원 늘었다. 가계부채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4년 이후 지속해서 상승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10%를 웃돌고 있다.
연구원이 국내총생산과 소비자물가지수, CD금리, 주택가격지수, 가계부채 추이 등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말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10.6% 늘어난 13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내년 말에는 9.8% 증가해 146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연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159%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의 차입 비용이 줄어들어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25%로 역대 최저치이며,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도 2010년 3.88%에서 현재 1.35%까지 떨어졌다.
주택시장이 활황인 점도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2015년 4월 143.3포인트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112.4포인트까지 급락했지만, 다시 반등하면서 지난달 134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가계소득 증가율이 0%대에 머무는 등 가계소득이 부진한 점도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이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가계의 신용대출 중 생활비 및 부채상환을 위한 대출 비중은 2012년 40.1%에서 지난해 43.0%로 확대됐다.
특히 저소득층인 1, 2분위는 생활비 및 부채상환을 위한 신용대출 비중이 2012년 54.3%, 41.9%에서 지난해 61.6%, 48.0%로 각각 7.3%포인트, 6.1%포인트씩 상승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정책 수립 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일자리 대책과 서민금융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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