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엔 '납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언론 등은 '마약과 전쟁'으로 악명을 떨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에는 납치범죄와의 전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부의 노력으로) 이제 마약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 그 바보들이 이제 (마약대신) 납치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건 새로운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마닐라의 오래된 차이나타운인 비닌도에서 몸값을 요구하는 6건의 납치 범죄가 있었다고 전하면서, 납치범들을 향해 "신의 하수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밖에 나오지 마라. 불운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고는 미국이 대표적 휴양지 세부의 남부지역에서 테러단체의 납치가 우려된다는 여행 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제기됐다.

주필리핀 미국 대사관은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테러단체들이 달라구에테, 산탄데르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세부 남부지역에서 납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대사관은 "이들 지역의 방문을 피하고 개인 안전에 유의하라"고 자국민에게 당부했다. 

필리핀 대통령실도 성명을 통해 세부 남부에서 불특정한 납치 계획에 관한 보고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이 지역에 보안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가 납치범죄를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국 대사관과 필리핀 당국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아부사야프 등 반군세력들이 주로 남부를 거점으로 외국인 납치와 살해 등을 일삼고 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지난 6월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용의자 4천700여 명이 경찰이나 자경단 등의 총에 맞아 죽었으며 이중 1천700여 명은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런 마약 범죄자 '묻지마 사살'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인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간섭하지 말라며 막말과 욕설로 대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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