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금호타이어의 매각 '예선전'의 윤곽이 9일 드러난다.

이번 M&A에서 박삼구 회장과 관련업계의 신경전이 예상되며 더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업계의 노력과 금호그룹 재건을 꿈꾸는 박삼구 회장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미디어펜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진행하는 금호타이어의 예비입찰을 이날 오후 2시 마감할 계획이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다.

7일 종가 기준으로 따지면 시가 약 7167억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1조원 안팎의 가격에 매각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국내 2위, 세계 12위 타이어업체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생산라인과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때문에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관심일 보이는 업체들로는 독일의 콘티넨탈AG, 일본 요코하마타이어, 인도 아폴로타이어 등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니티도 인수전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6.4% 줄어드는 등 경영실적이 변수가 될 수는 있으나, 매각의 흥행 가능성은 상당한 것으로 점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관심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드느냐에 쏠린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박삼구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는 상태로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금호타이어


지난해 7228억원의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한 박삼구 회장이 1조원 안팎에 이르는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할 만한 여력은 부족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되찾아 그룹 재건을 완성하겠다는 박삼구 회장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그룹 차원에서 금호타이어의 매각 입찰에 뛰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을 모으고 응찰자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브랜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의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인수 의지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성패 여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