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KEB하나은행 딜링룸에는 연신 전화벨 소리가 울려대고 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예상 밖 미 대선 결과가 나오면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 소식에 '매도'의 충격이 휘몰아쳤다.
9일 오후 1시30분 현재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둔 소식에 갑자기 매도가 몰리고 있다"면서 "달러 매도가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고점이라고 판단하는 것이고 원달러 환율이 20원 이상 올라가면서 일부 달러 물량을 정리해두자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면서 판세가 기울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 대선 선거인단수를 보면 트럼프와 클린턴 후보 각각 216, 197로 클린턴에 앞서고 있다. 투표수로는 트럼프 후보가 457만9106명(49.1%), 클린턴 후보가 444만7646명(47.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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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한국시간) 미 대선 투표 결과가 진행되는 속에서 트럼프 후보의 우세가 예상 밖 결과로 나오자 주식시장과 환ㅇ률이 요동치고 있다./연합뉴스 |
시장도 극단적인 성향의 트럼프 당선 가능성 소식에 요동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7.86(-3.39%) 하락하면서 1935.52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날보다 42.41(-6.77%) 내린 581.93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 전일대비 17.20원 오른 1154.20을 기록했다. 엔·달러와 유로·달러 환율은 각각 전일대비 4.89%, 3.62% 급등했다.
트럼프가 당선 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시장은 클린턴이 승리하더라도 큰 폭의 차이로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트럼프가 상당 기간 승복연설을 하지 않고 결과에 불복하는 자세를 나타낼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미 대선 이후에도 불확실성 탓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미 금리인상이 좌초될 우려가 크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환율 상승효과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12월 미 금리인상 실현은 당분간 좀 더 지켜봐야 형편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트럼프에 의한 달러강세 영향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옐런 연준 의장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따른 달러 약세를 당분간 넘어서면서 환율 상승 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됐는데도 미 금리인상을 해서 달러 강세로 편승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미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경우 금융시장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재앙이 한반도를 강타할 수 밖에 없다. 보호무역주의는 클린턴 후보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불확실성의 세기 차이였지만 우리나라 경제 안보 환경의 급변화를 예고한 만큼 북핵 등 지정학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특히 트럼프는 한국과 나토(NATO) 회원국들이 미국에 납부하는 분담금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이유로 동맹국에 군무기를 지원할 이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는 우리가 미군의 주둔비용을 전액 부담치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공약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면서 "한미 동맹의 균열 요인들로 해서 주한미군이 감축되면 전쟁 가능성이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더 나갈 수 있고 달러 매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분간 금융시장은 달러 매도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클린턴 후보가 된다면 미 대선 이후 안정된 다음 미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환율 상승 가능성이 크겠지만 오히려 트럼프 당선으로 미 금리 인상 우려는 잦아 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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