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가 9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외교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캠프 인사 중 차기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이끌어갈 인물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아 당장 누구와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날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미국 정치가에서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변 속에서 차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될 만한 사람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9월 미국의 공화당 출신 안보 전문가 100여명이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며지지를 철회한 일이 있었고, 조지 W.부시 행정부 내각에 참여한 인사들 50여명도 ‘트럼프 반대’를 선언한 일이 있었던 만큼 사실상 인물 고갈 상태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이사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끌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트럼프 캠프의 정권인수팀 고문으로 참여했었다. 

   
▲ 도널드 트럼프가 9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외교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캠프 인사 중 차기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이끌어갈 인물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아 당장 누구와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중순 서울에서 퓰너 전 회장을 접견해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에 노력해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 이에 퓰너 전 회장은 양국 간 동맹 관계가 최상의 상태로 유지될 것을 확신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클린턴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담당할 인물들이 새롭게 조직되어야 하는 상황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자와 학연·지연 등의 인연이 있는 인사를 찾는 정도일 것이다.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트럼프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인종·종교 차별적 발언과 불분명한 국정 운영 철학, 각종 추문 등으로 이미지를 실추시킨 바 있고, 이 때문에 앞으로 클린턴 행정부에 참여할 인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윤곽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미국 대선일인 9일 외교부는 “올해 들어서만 트럼프 캠프 및 공화당 인사를 모두 106회 개별 접촉하며 한미동맹의 역할과 필요성, 방위분담금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힐러리 클린턴 측 인사도 86회 개별 접촉했다고 한다. 

외교 당국은 앞서 접촉한 공식 라인을 통해 지속적인 대화를 전개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인사, 향후 인수위원회 참여 가능성이 있는 학계 인사들을 적극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캠프에 참여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그룹이 제한적이었으므로 최소한의 대비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외교 안보 문제를 담당할 인맥이 오리무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트럼프가 공화당 내에서도 주류가 아니었던 까닭으로 앞으로 헤리티지재단,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 등의 인맥풀이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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