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조선해양업계의 침체로 대우조선이 유동자금을 위해 사원아파트까지 매각하는 가운데, 정작 구매자가 나타날지 불명확한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준공한 지 30년이 지난 사원아파트와 기숙사를 팔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경남 거제 옥림동 거제대 입구 인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뜻하는 'DSME'가 그려진 5층짜리 사원 아파트가 1300가구 규모로 지어져 있다.
해당 단지에는 결혼한 대우조선 직원들이 시내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
그간 대우조선 직원들은 사원 아파트에서 살다가 돈을 모아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회사 측에서는 직원들이 계속 머무는 것을 막기 위해 주거기한을 5년으로 정하기도 했다.
옥포에도 300가구의 사원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으며 독신 직원을 위한 기숙사도 450가구 마련돼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들 아파트와 기숙사를 모두 팔기로 결정, 이곳에서 지내던 대우조선 직원들은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옥림동과 옥포동 사원아파트가 팔리면 입주 사원들 중 일부를 인근 능포동 사원아파트로 이주시킬 방침이다.
사원아파트와 기숙사를 포함, 거제 소재의 부동산 총 8건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매물로 나온 사원 아파트 및 기숙사를 누가, 언제 매입할지 미지수라는 점이 문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사원아파트와 기숙사 규모가 워낙 커서 쉽게 매각될지 모르겠다"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이들 아파트와 기숙사가 계획대로 팔릴 경우 5300억원어치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조선불황으로 거제의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에서 분양된 아파트들 가운데 일부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어 사원 아파트 용지에 신규 아파트 등을 지으려는 시도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업계의 의견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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