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의원실 주최 세미나서 전문가들 "단계적 핵무장 돌입" 촉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핵무장론 전도사'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와 같은당 이양수·이양수 의원실이 주최하고 동양대학교 부설 군사연구소(IMS)가 주관한 '강한 한국(Strong Korea)을 위한 안보·경제·통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18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역대 북한 정권 중 불안정성과 핵무장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 김정은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짚어보고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미국의 대북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고려, 우리나라가 취할 수 있는 자구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선제 도발에 대해 우리측 피해 2~3배 수준의 응징·보복을 '반드시, 그리고 정교하게' 가할 수 있는 역량과 결기를 갖출 것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내 단계적 핵무장에 돌입할 것 ▲북한이 핵을 이용한 보상을 이끌어낼 수 없는 '핵늪'에 빠뜨릴 것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세미나 축사에서 북한이 4년내 핵무기 100여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미국 랜드연구소의 전망과 한국의 산업경쟁력 상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 등을 언급하며 "우리도 독자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취지로 지난달 말 싱크탱크 '강한 대한민국'을 창립한 바 있다.

   
▲ 새누리당 원유철·이양수·이양수 의원실이 주최하고 동양대학교 부설 군사연구소(IMS)가 주관한 '강한 한국(Strong Korea)을 위한 안보·경제·통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18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됐다./사진=미디어펜


1차 토론에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 분석' 발제를 맡은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의미하는 '레짐 이행' 이론을 소개하며 "북한 체제는 수령유일지배체제와 감시통제체제의 작동, 지배연합의 응집력 등을 고려할 때 정권 붕괴가 단기간 내 도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시장화와 외부정보 유입 등으로 주민들과 지배계급의 내부불만은 크게 고조됐지만, 시민사회의 부재와 그물망같은 감시체계, 2012년 김정은 집권 이래 140여명에 이르는 고위 간부가 숙청되는 등 공포통치가 자행되면서 체제전복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환 YTN 정치·안보전문 기자는 '김정은 정권의 군사위협에 따른 우리의 대응책-능동적 자주전략의 확보 방안' 발제를 통해 대북 단순 제재를 넘어,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적의 도발에 대해 반드시, 2~3배 정도의, 정교함과 확증파괴력이 보장된 보복"을 언제든 가할 수 있는 안보 역량과 결기를 갖출 것을 촉구했다. 

특히 "단 한차례 도발 시 저권교체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북한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핵보유 사실을 공공연히 공표하면서 상대국의 심리적 위축과 주종관계 형성을 유도하는 북한의 '핵그림자 전략'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군사연구소 소장은 토론에서 북한 정권이 정상적인 국가 기능은 하지 못하는 채로, 김정은이 최고 군사지휘관으로서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 각종 '무리수'를 두면서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와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태 소장은 "김정은은 집권하자마자 자거리 로켓 발사 및 핵실험 강행으로 국제적 제재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가상의 대미 핵전투를 지휘하는 최고 군사지도자로서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결국 스스로를 대미 핵전쟁을 승리로 이끈 '천출명장'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이런 도발적 행태를 지속적으로 확대·강화함으로 인해 정권의 단명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북한 내부의 장마당을 통한 자본주의 확산, 외부의 외화벌이 일꾼들 그리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 엘리트 계층의 '탈북 도미노'를 근거로 들며 "국제적 대북제재는 점차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촉진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추가 강행할 경우 유엔 안보리 제재와 미국의 직간접적 제재 등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 "핵을 수단으로 대화와 보상을 이끌어낸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는 달리 김정은은 죽음의 '핵늪'에 빠지는 딜레마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맞장을 뜨는 듯한 객기를 버리고 협력을 구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경고했다.

안정식 SBS 북한전문기자는 북한 정권의 감시·억압체제 약화에 주안점을 두면서 "위로부터의 균열이 생겨야 대중시위나 쿠데타 등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고도비만과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김정은 개인의 건강과 북한 내 휴대전화 증가도 체제 붕괴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북한 붕괴를 바라지 않는' 중국의 안정적 대외환경 제공이 붕괴 요소의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방부 대변인 출신의 김민석 중앙일보 군사전문기자는 핵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실제 핵탑재 미 전략폭격기 기동시위 ▲미군 전술핵의 한미 공동운영 ▲핵무장 준비선언 ▲전술핵무기 재배치 ▲자체 핵무장 순으로 단계적 핵무장에 돌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석 기자는 "미군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을 곧바로 추진할 게 아니라 몇가지 추가적인 옵션을 활용하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북한의 핵무장이 제거되면 전술핵도 철수한다는 등의 전제조건을 내세워 미국의 핵무장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이같은 내용의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과 우리의 군사안보적 대응책'을 주제로 한 1차 토론과 군사안보·경제·통일 로드맵에 관한 2차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