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집의 개념을 심어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이 저성장 시대 새 주거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주거비용은 줄이고 주거가치는 향상시키는 뉴스테이의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과잉공급과 고분양가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저렴한 주거비용을 내세운 뉴스테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건설사가 늘면서 브랜드별 생존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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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뉴스테이였던 'e편한세상 도화' 견본주택에는 개관 후 3일간 5만6000명의 수요자가 몰린 바 있다./자료사진=대림산업 |
뉴스테이 시장은 특히 11·3 부동산 대책의 수혜를 누리며 급부상 중이다. 과열 청약시장규제와 맞물려 분양시장이 과잉공급과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요자들이 뉴스테이에 갈수록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시세 변화에 따라 임대조건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 집값 하락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인천 서창과 수원 호매실 등 2개 지구에 '한화 꿈에그린'과 '힐스테이트'의 양호한 청약성적은 공급시장의 무게 중심이 분양시장에서 임대시장으로 전환 중임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한화건설의 '인천 서창 꿈에그린'은 평균 3.65대 1의 경쟁률에 이어 계약 5일만에 계약률이 90%를 넘어섰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호매실'은 특별공급에서 평균 5.64대 1로 모든 주택형이 100% 소진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앞서 미분양의 늪으로 건설사들의 분양 기피지역인 충북 진천에서는 ‘충북혁신도시 우미 린스테이’가 평균 2.69대 1을 기록, 지방 뉴스테이 시장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도 했다.
"주거수준은 높이고 주거부담은 가볍게…" 우미건설이 내건 기치는 뉴스테이 수요의 트렌드 변화를 꿰뚫어 본 것이었다는 게 주택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12월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행복마을 푸르지오’의 경우 평균경쟁률 1.79대 1을 기록, 아슬아슬 마감한 것과 대조된다.
▲뉴스테이, 주거가치 꾸준히 올라
뉴스테이는 일반분양 수준의 품질에다 입주단지의 주거서비스가 일반분양 단지 이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선을 보인 국내 1호 뉴스테이 ‘e편한세상 도화’와 '위례 e편한세상'은 시범단지에 걸맞게 단지와 유니트가 최상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거서비스의 차별화는 뉴스테이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롯데건설의 ‘신동탄 롯데캐슬’, ‘동탄2 롯데캐슬’ 등 뉴스테이 청약 시 그룹 제휴서비스인 ‘샤롯데 서비스’ 등 차별화한 주거서비스가 돋보였다.
초기에 선보일 당시 대부분의 뉴스테이에서는 자녀돌봄 서비스와 재능 기부 등 특화 서비스로 초기 미분양을 극복, 공급가구를 모두 채웠다.
실제 뉴스테이에 두어 번 청약했다가 떨어졌다는 김모씨(44·여)는 “뉴스테이의 단지 특화와 혁신 평면을 보는 순간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깨졌다"며"뉴스테이 분양이 거듭될 수록 주거서비스도 진화 중인데다 발코니 확장도 무상인 점도 맘에 든다”고 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테이들은 현재로선 8년 후 일반분양으로의 전환이 불분명한 상태지만 건설사 측에서 이를 감안하고 지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평면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 전망…수요자 ‘활짝’ 공급자 ‘부담’
뉴스테이는 공급과잉의 후폭풍으로 불어닥칠 집값하락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집을 ‘소유’하면서 얻게 될 자산 손실의 위험과 걱정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은 "내년부터 과잉공급과 고분양가의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분양권 하락과 기존 주택값의 하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며 "월세 인상폭을 제한, 전월세난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뉴스테이는 입주 후에 임대비용이 높을 경우 거주이전이 자유롭고 임대료도 낮출 수 있는 등 불황기에도 양호한 주거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향후 뉴스테이 시장의 양극화는 공급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M 부동산 관계자는 "GS건설의 ‘동탄 레이크자이 더 테라스' 의 보증금이 3억원에 달하는 등 주거비용 부담이 상당했음에도 청약자들은 '자이'니까 청약한다는 말이 많았다"며 "뉴스테이시장에 브랜드별 낮가림이 심하면서 브랜드에 따라 고객 선호도가 달라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계도 뉴스테이 시장의 쏠림 전망에 동의하는 편이다. 인천 서창지구 인근의 G 부동산 관계자는 “8년 뒤 분양전환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는 고객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대형브랜드 아파트의 차익 기대감이 크다는 점도 선택에 한 몫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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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건설의 '하나 유보라스테이' 조감도 |
대형 건설업계에 이어 우미건설을 비롯해 금성백조와 협성건설, 서희건설, 중견사들이 앞다퉈 진출 중인 뉴스테이 시장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할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뉴스테이 공급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반아파트 입주량도 대폭 늘면서 전월세 등 뉴스테이의 ‘경쟁 상대’가 늘 것”이라며 “특히 올해까지는 주거안정차원에서 뉴스테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많았으나 뉴스테이시장이 안정화될 경우 지원폭이 줄어들 소지가 있어 '약육강식'의 시장으로 브랜드별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견 브랜드의 강점은 시장 눈높이를 능동적으로 맞추는 의사결정의 신속성이다"며"중견 건설사가 뉴스테이 품질과 서비스의 고급화를 주도, 대형 건설사와 '차별화'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내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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