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백지현 기자]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되는 재계의 압수수색에 기업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런 검찰의 무차별 뭇매에 경제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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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최순실게이트와 관련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하루가 멀다 하고 진행되는 재계의 압수수색에 기업들이 패닉에 빠졌다./연합뉴스 |
24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이 전날 삼성과 국민연금공단의 압수수색에 이어 면세점 사업 선정과 관련, 롯데그룹과 SK그룹 등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정책본부, 서린동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면세점 사업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그룹이 면세점 사업 선정을 위해 정부 부처에 민원을 했거나 신규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과정 전반에 부정한 청탁 또는 대가성이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경제단체를 비롯한 재계 전반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재계는 "기업 입장에서는 내년도 계획과 인사이동 등 가장 바쁜 시기"라며 "이 시기에 이 같은 검찰 수사가 이어져 관련기업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해외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장벽을 치기 바쁜데 이번 검찰의 강도 높은 압수수색으로 반기업정서가 확산돼 기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까 우려되고, 기업이미지 실추 등으로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 저하가 걱정된다는 게 경제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A그룹 한 고위 임원은 "'최순실 게이트의 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까지만 하더라도 재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 의혹이 제기된 기업들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돌입하면서 재계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당장 연말인사나 내년도 사업계획 등 중요한 현안들이 산더미 같은데 뒤숭숭한 분위기에 모든 것이 '올스톱'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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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최순실게이트와 관련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하루가 멀다 하고 진행되는 재계의 압수수색에 기업들이 패닉에 빠졌다./연합뉴스 |
B그룹 한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가 재계 심장부를 강타하면서 ‘시계제로’ 상태가 장기화 될 조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예상을 깨고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경제 정책을 예측할 수 없는데다 현재로선 트럼프의 무역관련 공약이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 불투명해 경영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졌다"라며 "수출부문에 대한 대응 등 구상해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재계의 압수수색 바람이 불면서 내년도 경영구상은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한데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재계가 사업구상에 거의 손을 놓다 시피하고 있으니 글로벌 기업들과의 싸워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가 외신에도 보도되고 있는데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제품 신뢰도가 무너진다면 몇 십년간 공들인 노력이 한순간 거품이 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C그룹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회사 내부적인 문제와 내년도 계획부터 모든 것이 거의 ‘올스톱’인 상황에서 정부부처가 움직여 해결해 줘야 할 부분이 있어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이번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 여파로 부처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사자인 회사는 손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명목도 중요하지만 경제를 회전을 담당하는 기업들을 너무 무차별적으로 뭇매를 때리는 것은 좋아보지 않는다”며 “압수수색은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검찰의 수색이 있은 뒤의 사무실 분위기는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고 과거 압수수색 경험담을 통해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
D그룹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기업의 경제활동이나 전반적인 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건 지양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의혹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혹 때문에 경제활동이 ‘올스톱’ 됨으로 인해 기업들의 심리위축이라던가 경제활동이 스톱되면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그룹 한 임원은 “외부에서 볼 땐 청와대와 기업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크다”며 “기업에 모금활동을 요구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주겠다는 건데 혜택은 바라지도 않으니 기업이 경영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F그룹 관계자도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 자사에 큰 타격이 예상되진 않지만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도 생각을 해야한다”며 “나라가 불안한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기업의 경영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크게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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