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국과 일본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데다가, 그간 저금리로 자금이 쏠렸던 채권형펀드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수익률이 추락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트럼프의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 기대감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다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1만9152.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213.35에, 나스닥지수는 5398.9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마감 가격 기준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일본 증시 역시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저 효과’를 아늑하게 누리고 있다. 니케이지수는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넘어섰고 1만8400선을 맴돌고 있다.
이처럼 일본과 미국 증시가 날아다는 것과는 달리, 국내 증시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000선과 600선을 밑도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달러 인덱스가 102선까지 치솟는 등 2003년 3월 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그간 재미를 봤던 국내 채권형펀드 역시 국고채 금리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꾸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와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관심을 얻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3일 기준 북미지역에 해외 주식형펀드는 지난 23일 기준 평균 2.29%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0.61%에 그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국내 중소형주가 죽을 쓰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국 증시에서는 중소형주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트럼프 정책 수혜 기대로 중소형주 중심 미국 스몰캡지수인 러셀2000 역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미국 중소기업은 트럼프 성장주의 정책의 혜택을 받을 주요 기업들이 몰려 있고, 수출 비중이 적어 보호무역주의나 달러 강세로부터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대형주로 성장이 가능한 미국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영국 애버딘자산운용사의 '애버딘 미국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삼성애버딘미국중소형(UH)’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9.99%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환노출형이어서 향후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우지수 자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미국다우존스30이 같은 기간 8.64% 수익률을 기록했고 ‘삼성미국인덱스(UH)’(6.17%), 하나UBS미국토탈일드(5.94%), ‘KB미국원유생산기업다이나믹(UH)’(5.75%) 등의 수익률이 뒤를 이었다.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는 토픽스(TOPIX)지수의 일간 등락율을 2배씩 추적하는 ETF인 KINDEX일본레버리지(11.39%), KBSTAR일본레버리지(10.78%)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스트스프링다이나믹재팬(H)(9.53%), 프랭클린재팬(6.43%)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이 올 12월과 내년에 연달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형펀드 수익률과 전망은 어둡지만,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은 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다.
JP모간자산운용에 따르면 미국이 금리 1%를 올릴 경우 국채와 이머징시장 회사채 등 수익률이 모두 곤두박질 치는 것과는 달리, 하이일드채권은 유닐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경기가 좋아질수록 하이일드채권 부도율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는 ‘교보악사미국하이일드(UH)’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60%로 가장 높았다. ‘베어링하이일드월지급식’(1.81%)가 뒤를 이었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채권운용본부 상무는 “트럼프 당선 이후 국채 매도세가 지나치게 빠르게 일어난 측면이 있다. 취임 이후 구체적 수치가 확인된 이후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이일드채권은 트럼프가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공약에 따라 나쁘지 않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상무는 “각종 론펀드(대출펀드)도 괜찮다”며 “이머징시장에서는 트럼프 인프라 확대 정책 수혜를 볼 수 있는 자원수출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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