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폐 섬유화 질환 등에 의한 사상자를 다수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원들에 대해 검찰이 10년형 이상을 구형하면서 법원에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번 대형 참사의 뿌리이자 근원"이라며 "기업 이윤을 위해 소비자의 안전을 희생시킨 경영진으로서 누구보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피고인은 말로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정작 재판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기관의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모든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안전성 검증 없이 재료로 쓴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해 181명(사망 73명 )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제품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인체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이같은 문구를 내세운 제품판매가 일반적인 광고 범위를 넘어선 기망 행위라고 보고 신 전 대표에게 51억여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27명의 피해자(사망 14명)를 발생시킨 오모(40)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에게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신 전 대표 등에 대한 선고는 내년 1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사회적 논란이 된 지 5년 반 만에 제품 제조 책임자들의 처벌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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