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현 행정부에 알리지 않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강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과 중국 측 모두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뒤 미국의 정상 신분으로서 37년 만에 처음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AP통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이는 미·중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사건으로, 중국 정부는 바로 불만을 표출했으며 미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수위가 발표하고 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대만 총통이 오늘 나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는 사실을 올렸다.

대만 총통부는 전화통화와 관련, "미국과 대만 양측이 국내 경기부양 촉진과 국방 강화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는 불만을 드러내며 마찰을 예고했다.

대공망(大公網)은 그간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던 미국이었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행동이 미·중 관계에 먹구름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순조로운 수교를 위해 지미 카터 정부 시절(1979년)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던 미국 측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우리의 관심사는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오바마 행정부에 알리지 않고 전화통화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반응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은 대만에 수십억 달러어치의 군사 장비는 팔면서 나는 축하 전화도 받지 말라는 것이 참 흥미롭다"고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한편 에번 메데이로스 전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중국 지도부는 이번 통화를 역사적 균형에 대한 도발적인 행동으로 볼 것"이라며 "의도적이었든 우발적이었든 이번 통화가 트럼프의 전략적 태도에 대한 중국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