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학교 폭력 피해자 중 약 절반이 초등학생이며, 대표적인 피해 유형으로 동급생이 가하는 언어폭력이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른 학생을 '스토킹'한다는 피해 사례도 10분의 1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겪었다고 답변한 학생은 전체의 1% 미만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피해 경험을 주변에 알리는 사례도 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374만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0.8%인 2만8000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2차 조사 때 3만4000명(0.9%)보다 약간 줄어든 규모다.
초등학생 중에서는 1.3%(1만3600명)가, 중학생은 0.5%(7400명), 고등학생은 0.44%(4400명)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답해 전체 피해학생 중 초등학생이 48%를 차지했다.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초등학생은 올해 1차 조사 때 2.1%(2만6400명)보다는 줄었다. 초등학생 중에는 4학년 2.1%, 5학년 1.2%, 6학년 0.7%로 4학년의 피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4학년은 1차 조사 때는 피해 응답률이 높은 편이지만 2차 조사에선 감소하는 경향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교육부는 분석했다.
피해를 본 학생이 스스로 가족과 학교 등에 신고했다는 응답자 비율은 77.6%로 지난해 2차 때보다 2.1%p 감소했다.
신고 대상은 가족(32.8%), 학교(22.4%), 친구나 선배(14.4%) 등의 순이었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집단 따돌림(16.9%), 신체 폭행(12.2%), 스토킹(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교실 35.3%, 복도 16.5%, 운동장 8.1% 등으로 '학교 안'이 67.2%를 차지했다. 학교 밖에서는 사이버공간(6.8%), 놀이터 등(5.5%), 학원이나 학원 주변(4.2%) 등의 순으로 폭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42.0%)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하교 이후'가 14.7%, 점심시간 9.7%, 정규수업시간 7.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이 75.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자신이 학교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는 학생은 1만1000명(0.3%)으로 지난해 2차 조사보다 5000명, 0.1%p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가해 응답률이 0.6%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0.2%, 고등학교 0.1% 등의 순이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는 학생은 9만4000명(2.5%)으로, 지난해 2차 조사와 비교해 1만1000명, 0.2%p 줄었고, '목격한 뒤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73.5%로 지난해 2차 조사 때의 82.7%보다 9.2%p 감소했다.
실태조사에서는 피해 응답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처리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2013년 1만7749건에서 2015년 1만9968건으로 증가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에 대해 은폐나 축소 없이 공정하게 대처하려는 학교의 노력과 학생·학부모의 인식이 개선된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면서도 "두 조사는 조사 대상과 기간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9월19일부터 10월28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394만명 중 94.7%인 374만명이 참여했다.
개별 학교의 실태조사 결과는 '학교알리미'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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