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 주 진주만을 찾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현지시간)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착 후 태평양전쟁 전사자들이 잠든 미국 국립태평양기념묘지에 헌화하고 2001년 하와이 주에서 발생한 에히메(愛媛)현립 우와지마(宇和島) 수산고 실습선 에히메마루호 침몰사고 희생자 위령비를 찾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국립태평양기념묘지는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13000명 이상의 미군이 영면한 곳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 출국에 앞서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미래에 대한 생각, 맹세, 화해의 가치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AP통신은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일본군 공습(1941년 12월 7일)으로 침몰한 미국 함정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을 공습 75년 만에 방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인 2403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이 공습을 계기로 2차 세계대전에 가세해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AP통신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가 종전 6년 후인 1951년 진주만을 방문하긴 했으나 애리조나기념관 설립 전이었다고 소개했다.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등 두 명의 전직 일본 총리도 1950년대에 진주만을 찾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은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27일 낮(한국시간 28일 오전) 애리조나기념관을 찾아 헌화·추모한 뒤 메시지를 낼 예정이나 전쟁 사죄는 하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6일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데 대한) 사죄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며 "아베 총리의 방문은 전쟁 희생자의 위령(영혼을 위로함)을 위한 것"이라는데 방점을 찍었다.
대신 아베 총리는 부전(不戰)의 맹세, 화해, 동맹 그리고 미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미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지난 5월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로 폐허가 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이래 7개월 만에 이뤄진 아베 총리의 방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dpa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군의 항복을 끌어낸 미군의 원폭에 희생된 수십만 명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들을 추모했으나 원폭 투하와 관련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군함의 잔해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은 해마다 관광객과 순례객, 은퇴 장병 등 200만 명이 방문하는 역사 유적이자 추모 기념관이다.
진주만 공습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치욕의 날'로 규정한 것을 잊지 않고자 1962년 개관했다.
기념관은 양국 정상이 방문할 27일 일반인의 출입을 막을 예정이다. 당일 아베 총리는 공동 헌화에 앞서 내년 1월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마지막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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