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초청 간담회서 "어머니 고영희에 대한 콤플렉스 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7일 "김정은은 아직 후계자 명분이 약하며, 그의 아킬레스건은 백두 혈통의 부재"라며 북한 후계 구도에 대해 폭로했다. 

이날 태영호 전 공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은 노동당이 정권을 잡고 있지만 모든 정치와 정책에는 정체성과 명분이 많이 따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집권 5년차이지만 아직까지도 백두혈통성 정체성과 자기가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명분을 아직 북한 주민에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 5월 당 7차 대회를 앞두고 전체 당원에게 김정은 활동 약력을 제공했지만, 김정은이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왔는지 등을 소상히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혈통을 중심의 독재체제이다. 90년대 당시 김정일은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해 출생지를 왜곡하는 등 우상화작업을 진행했다. 김정일은 후계자가 되기까지 10년간 당 선전선동부와 조직지도부 등 당의 핵심 자리에서 쌓은 경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혈통이다.

김정일은 1인자인 아버지와 북한이 여성 영웅으로 칭송하는 김정숙의 자식으로 권력 승계에 문제가 없었다. 이에 10년간 당 주요 기관에서 일 하면서 삼촌과 김일성의 둘째 부인의 자식들을 숙청하며 자신의 후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혈통과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의 자식으로 어머니는 일본 출신이라는 약점과 어린 시절부터 해외에서 생활한 이력까지 더해져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도 있다.

   
▲ 작년 여름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북한 엘리트외교관 출신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12월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미디어펜


그럼에도 베일에 가려있던 김정은이 세상에 공개 된 것은 2008년 김정일의 뇌졸중 발병 때문이다. 김정일은 자신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을 알고 준비되지 않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태 전 공사는 "2008년 말까지 김정은 존재에 대해 아는 사람은 김정일 최측근밖에 없었지만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일어난 김정일은 후계자 지목을 위해 그동안 숨겨왔던 아들을 공개했다"며 "자신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만드는데 일사천리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갑자기 공개하다보니 김정은은 자신의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김정은이 자기가 누구이고 자기 어머니 누구인지 명백히 밝히기엔 걸림돌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김정은 어머니인 고영희 묘가 현재 대성산렬사릉에 있지만 묘비 이름도 없고, 묘주도 없이 그냥 '성군의 어머니'로만 돼 있다"며 "김정은이 자신의 어머니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에 대해 영화도 만들어 고위 간부들에게 보였지만 이미지가 더 안 좋아 질 수 있다는 의견으로 방영하지 않았다"면서 "문제는 이것이 USB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퍼졌고 현재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사건으로 유포자를 처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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