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한달간 자금마련 총력"
스블스타, 인수땐 기술 유출 우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금호타이어의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 더블스타 간의 양강구도로 형성됐다.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신년사에서부터 강한 의지를 보인 박 회장인 만큼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인수가격이 시장예측 보다 낮아 개인자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은 박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미디어펜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금호타이어 본입찰에 참여한 더블스타, 항공부품업체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SAIC), 화학업체 지프로 등 중국계 3사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로 더블스타를 선정했다. 

이번 인수전은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01%(6636만주) 인수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9월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시작해 12일 본입찰을 진행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는 중국 칭다오와 시안에 타이어공장을 갖고 있는 업체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68억위안(약 6348억원)을 기록한 글로벌 30위권 업체다. 더블스타로서는 금호타이어를 품는다면 단숨에 글로벌 Top 10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채권단은 양사의 사업연관성과 더불어 비가격 요소들을 깊이 평가해 더블스타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 과정의 우선권을 쥔 박삼구 회장으로 인해 인수전은 다시 양자 대결구도로 형성되고 있다.

박 회장은 그동안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표해 왔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도 누차 밝혔다. 박 회장은 워크아웃 당시 협약에 따라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더블스타가 낸 동일한 가격에 박 회장이 먼저 매수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면 행사해야 한다"고 못을 박은 바있다.

다만 이를 현실화하는 데는 자금 마련이 관건이다.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의지가 명확하더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면 인수는 불가능하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와 동시에 45일 이내 자금조달 계획과 계약금을 지불해야 하며 이후 잔금까지 완납해야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다.

   
▲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금호타이어


더블스타가 본입찰에 제시한 금액은 1조원 안팎. 박 회장은 채무 부담이 누적된 상태에서 또 다시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전을 위해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차입된데 더해 자체적인 자금 확보는 무리다.

더욱이 우선매수청구권의 제3자 양도가 불가능한 이번 인수전에서는 박삼구 회장 개인이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업계는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재무적투자자(FI)들을 모아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자금 조달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아직 시간이 많다"고 언급했다.

향후 채권단은 오는 2월 중순께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박삼구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묻게 된다. 박 회장은 이로부터 30일 안에 용단을 내려야 한다.

금호타이어 인수전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간단한 고무 제품처럼 보이지만 질 좋은 타이어를 위한 고무의 배합비율이나 많은 물량을 균일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 등 유·무형 기술이 중국 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과거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처럼 무책임한 경영을 할 경우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600여 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했고 파업 사태로 큰 사회비용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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