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0일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날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 특설무대에는 약 100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트럼프는 이 현장에서 취임식을 하고 향후 4년의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은 그야말로 '리얼리티 쇼' 같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출신으로 공직과 군 복무 경험이 없는 그는 리얼리티 TV쇼 진행자로 명성을 얻으면서 '괴짜' 캐릭터를 획득했다.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힐 당시만 해도 민주당 측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의 존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여론이 많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공화당 16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차례로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마저 꺾으며 미국 대통령으로 등극한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트럼프는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오른쪽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단상에 올랐다.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를 한 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주제로 취임연설을 진행했다.

연설에서 그는 자기 자신을 당선으로 이끌었던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한 번 천명하고 "우리의 일자리를, 국경을, 부를, 꿈을 되찾겠다"며 "내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나라의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우리 군대는 매우 애석하게도 고갈되도록 했다"고 한 뒤 외교와 동맹 관계에 대해 "자국의 이익이 우선" "새로운 동맹을 조성할 것"이라고 각각 밝혀 동맹의 재편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했다.

취임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백악관에 이르는 2.7㎞ 구간에 걸쳐 퍼레이드를 했다. 그는 이제부터 백악관에 입성해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수십만 명의 '반(反) 트럼프' 시위자들이 워싱턴DC로 몰려들기도 했다. 반대 시위자들 일부는 백악관 북동쪽 맥퍼슨 광장 등에서 인근 상점에 돌을 던지는 등 폭력시위에 나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기도 했고, 경찰차 여러 대가 파손되고 경관이 부상을 입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37%다.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등 각료 후보자 대부분은 아직 인준을 받지도 못해 새 정권의 '힘 실어주기'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선 최대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자국 우선주의 부각에 따른 보호무역의 파고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 그 파장은 한반도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한미 FTA 개정카드를 꺼내들 경우 한미 동맹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보좌관들의 경우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힌바 있어 향후 북핵 관련 이슈에서도 상당한 긴장감이 조성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