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한때 20%를 넘어서며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기도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지만, 대선 불출마 배경에는 정체·하락 중인 지지율과 당내 경선룰 갈등이 손꼽힌다.

가장 최근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인 문화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2.1%를 기록, 4~6위인 황교안(7.9%)·안희정(7.4%)·안철수(7.4%)에게 크게 밀렸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지난 23~24일 실시, 25일 발표한 설 특집 대선 여론조사로써 박 시장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를 넘는 격차를 보이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과감하고 신속한 대처로 지지율이 1위까지 치솟았던 박 시장이었지만, 최근 야권 대선주자 지지도 최하위를 오가며 한 자리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경선룰 갈등이 불거져서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지적도 있다.

박 시장 기자회견문 초안에 있던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는 문구는 최종본에서 빠졌다.

또한 박 시장은 전날 밤 대선 불출마를 결심한 뒤 당내 측근 인사들에게 이를 전했으나,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에는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24일 국회에서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공동정부 추진 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당 지도부는 같은 날 오후 대선후보 경선룰을 확정해 발표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2017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이날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 직후 박 시장 측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시장이 경선룰 문제로 결심한 건 아니라면서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며 저조한 지지율이 원인이었음을 암시했다.

박 의원은 “그간 국민들을 현장에서 만나며 느낀 결론 끝에 ‘이번에는 기회가 오는 시점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대선 불출마와 관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기자들에게 “아이디어도 많고 시민과 소통도 잘하시고 포부가 크신 분인데 최근 지지율 답보에 대해 많이 답답해하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시장이 경선규칙과 관련해 공정성을 문제제기했던 것이 이번 대선 불출마 결정에 영향을 끼쳤냐는 기자 질문에 추미애 대표는 “공정성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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