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찬성...‘중·단기적 세계 경제에 타격’, CNN머니
우크라이나 동부 크림 자치공화국이 러시아에 귀속하면 중·단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크림반도 주민들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CNN머니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이 세계 경제 성장, 무역, 투자, 에너지 공급 등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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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1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jtbc 캡처 |
이날 크림반도에서는 서방측의 온갖 비난 속에서도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 러시아에 편입되는 주민투표가 95%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이미 예상됐던 크림반도의 러시아 병합은 21세기 '신냉전'의 신호탄이 됐다는 게 국제사회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강대국은 크림반도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17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내리고 러시아도 이에 상응한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NN머니는 러시아 기업이나 교역이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춘 제재는 신(新)냉전이 유럽의 취약한 경제 상황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제재로 서방과 러시아 모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EU의 러시아 수출 비중은 EU 역내총생산(GDP)의 1%에 불과하지만, 러시아의 대 EU 수출 규모는 GDP의 15%에 달해 러시아 경제가 서방보다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 은행들은 크림반도 사태와 관련, 이미 러시아에 대한 신용 제공 중단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인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현재 제한적 제재도 러시아의 국내외 투자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 현지 언론에 크림반도 사태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올해 경제 성장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증시도 휘청거리고 있다. 주가지수가 올 들어 20% 가까이 급락했고, 루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투자은행인 르네상스 캐피털은 1~2월 러시아에서 빠져나간 투자금은 330억 달러에 달하며 3월 말까지 55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하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지던 재정적 부담도 떠맡아야 한다. 현재 크림자치공화국은 전체 예산의 70%, 수도 공급의 90%, 에너지와 식량 공급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정부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센터장 야로슬라브 필린스키는 CNN머니에 러시아가 크림 자치공화국 귀속 후 지역 주민에게 이를 공급하는 것이 엄청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헬레나 야코브레브 골라니 교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 지역 기간시설 구축과 200만 명의 주민을 위한 연금·사회보장 지원 등으로 앞으로 5년 간 연간 지원할 자금이 약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유럽은 러시아보다 타격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크림반도 분리 위기가 아직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으로 크게 확산되지 않으면 러시아가 유럽에 계속 에너지를 계속 공급해 유럽은 전면적 에너지 공급 대란을 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려워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는 어렵고 올겨울 날씨가 따뜻하고 유럽의 가스 비축량이 평소보다 많아 러시아 에너지 공급 중단이 2009년 때보다 위협적이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증시도 러시아와의 사업과 교역 단절 등으로 충격을 받겠지만,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고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기업 6,000개 이상이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일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독일 투자은행인 베렌버그의 경제학자 홀거 슈미딩는 크림반도 사태가 독일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앞으로 1년 간 0.1~0.2% 둔화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유럽 경제 회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과 상관없이 막대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EU는 교역 규제 완화와 대출, 투자를 명목으로 앞으로 2년 간 1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미국은 10억 달러 대출 보증을 약속했으며 세계은행은 30억 달러 규모의 기간시설, 사회보장 지원을 논의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4일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나섰다. IMF는 대표단이 오는 20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구조조정 프로그램 등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