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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SDJ코퍼레이션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설 명절을 맞아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만나 신년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과 마찰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아무리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관계라고 하지만 부자지간의 만남까지 막는 것은 인륜을 저버린 행위라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SDJ 측에서 신 총괄회장과의 접촉을 막는 것은 사실상 고립 수준에 가깝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설 명절을 맞아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찾아 새해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설날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신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을 방문했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검찰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5분여 동안 이루어졌으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기원하는 덕담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해 SDJ 측 핵심인사들은 자리에 없었다.
2심까지 진행된 성년후견인 재판에서 한정후견인 지정 판결을 받은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특별히 이 과정에 대해서는 언급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롯데에서 사전에 방문 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고용한 사설 경호원들은 신 회장의 출입을 제지했다.
결국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앞에서, 신 회장 측 비서진과 신 전 부회장 측 사설 경호원들 사이에 일시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신 회장이 비서진과 함께 간신히 밀고 들어가 신 총괄회장을 접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설날을 맞아 아버지께 인사드리기 위해 찾아온 아들의 방문을 막은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고립 상태에 있는 정황이 우려되는 수준인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상식 밖의 행동은 이미 여러 차례 전례를 찾아볼 수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난달 모 월간지에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기사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과 성년후견 심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 오히려 건강에 이상이 있는 모습을 노출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달 13일 서울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사건 항고심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의 항고를 기각하고, 한정후견인 결정을 내린 1심 판결을 인용했다. 재판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법정 출석을 요청하는 재판부에 동영상을 제출하며, 신 총괄회장이 스스로 성년후견인 관련 재판 참석을 거부한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신 총괄회장이 법정에 처음 출석할 당시 누가 성년후견인 신청을 청구했는지 등을 설명하며 의사를 타진하는 데만 10분 이상 걸린 사실을 '정신건강 이상'의 또 하나의 근거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 사정에 밝지 못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변 인물들에 휘둘리면서, 상식 밖의 판단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루 빨리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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