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영식 W홀딩컴퍼니 회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스닥 큰손'으로 승승장구하던 원영식 W홀딩컴퍼니 회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 순간에 그는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망에 쫓기는 피의자 신세가 됐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원영식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신병확보에 나섰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현재 원 씨의 행적은 묘연한 상태로, 그는 주가조작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한순간에 주가조작범의 오명을 쓰게 됐지만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원 대표는 '미다스의 손'으로 코스닥시장에서 대접 받았다. 주로 엔터테인먼트업체에 투자해서 손대는 종목마다 소위 '대박'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풍부한 자금력에 기초한 공격적 투자방식으로 여러 번 업계 화제가 됐으며 거액을 기부하는 것으로도 명성을 얻었다.

원 대표가 처음으로 증권가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06년 무렵이다. 당시 코스닥 상장사이던 반포텍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 영화배우 장동건 씨의 당시 소속사인 스타엠엔터테인먼트(현 웰메이드예당)는 반포텍과 주식교환으로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원 대표는 연예인 관련주에 투자하거나 비상장 연예기획사를 상장하는 데 주로 관여했다. K팝 3대 기획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상장에도 원 씨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 대표는 배용준 씨가 최대주주인 키이스트, JYP, 제이튠, 아이오케이, YG PLUS, 초록뱀, 웰메이드예당 등의 종목과도 관계를 맺었다. 그 외 인수‧합병(M&A)이 진행되는 상장사에 '경영참여 목적'으로 참여해 투자이익을 남기고, 지분을 팔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며 자산을 증식해왔다.

원 씨가 검찰의 레이더망에 덜미를 잡힌 계기는 2014년 홈캐스트 투자 때문이다. 2000년 설립된 셋톱박스 업체 홈캐스트는 최근까지도 '황우석 테마주'로 분류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황우석 박사가 최대주주인 바이오 회사 에이치바이온이 홈캐스트의 최대 주주가 됐기 때문. 이로 인해 2014년 4월 홈캐스트의 주가는 2배 이상 급등했다.

원 씨는 2014년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식을 확보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매입가의 2배 이상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에 아들까지 함께 참여한 이 투자에서 원 씨 일가는 수십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이 투자과정에 명동 대표 사채업자인 최모 씨 등 6~7명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에서 수사의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최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한편 원 대표는 주가조작 혐의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원 씨 측근의 말을 인용해 "내주에 (원 대표가) 검찰에 출두해 혐의에 대해 소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스닥시장의 '큰손'이 주가조작 혐의에 휘말리면서 지난 3일 코스닥 증시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원 대표가 최대주주로 재직 중인 W홀딩컴퍼니는 전일 대비 29.99% 폭락하며 가격제한폭인 621원까지 떨어졌다. 

이외 원 회장이 투자한 전력이 있는 엔터주 일체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다수 종목은 이미 현 시점에서 원 씨와 직접 관련이 없는 종목들이었지만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 다수가 매도에 나섰다. 지난 3일 코스닥지수는 장중 606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결국 609.21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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