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 등 소형 SUV 대비 저렴한 가격
국내 진출 과제로 안전·신뢰 등 꼽혀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수 침체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판매에 돌입한 중한자동차의 ‘켄보 600’을 시작으로 올해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와 조이롱자동차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진입한 중국 완성차 업체는 중한자동차·선롱버스·포톤 등 3개 업체다. 

   
▲ 중한자동차 ‘켄보600’ /중한자동차


중한자동차는 켄보600의 올해 국내 시장 판매 목표를 3000대로 잡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시 전부터 초도 물량 120대 중 과반수를 판매하는 등 국내에서 반응이 좋아 이달 중순 2차 물량을 입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도 KCC오토그룹과 썬코어, 이지웰페어 등 딜러사와 손잡고 15인승 이하의 전기 마을버스 ‘K6’을 곧 출시한다. 지난해 한국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친 비야디는 하반기 승용차 모델을 추가해 국내에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중국 상용차 업체 포톤이 SUV ‘툰랜드’ 출시에 이어 전기버스 ‘뷰CS2’를 선보이며, 중국 우통버스도 오는 8월 국내 인증을 마친 뒤 하반기 시판을 계획 중이다. 

중국산 자동차의 최대 무기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켄보600은 차량 옵션 등 투싼과 비교하면 약 600만원이 저렴하며 투싼 1.6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도 250만 원 가량 싸다. 국내에서 2000만원대 초반 출시된 소형 SUV 모델 티볼리, QM3, 트랙스와 가격이 비슷한 셈이다.

중한자동차에 따르면 켄보600는 현대차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 차급을 겨냥한 중형 SUV모델이다. 지난해 다마스와 포터를 공략해 출시한 미니밴과 미니트럭도 국산차 가격의 70% 수준인 1100만원대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중국 선롱버스의 두에고 모델은 서울 공항 근처에서 자주 눈에 띈다. 25인승 중국 선롱버스는 2013년 제주도 내 관광버스용으로 상륙한 이후 국내에서 총550여 대가 팔렸다. 또 중국 타이치그룹도 한국 화이바 버스사업부를 인수해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차량 수입이 본격화된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한국에 상륙한 중국산 차량(신차, 중고차 포함)은 모두 3만6000대가 넘는다. 지난해 9월 기준 중국차 수입 실적은 1158만7000달러(한화 약 132억원)로 집계됐다.

   
▲ 중국차업체 선롱·포톤·비야디 로고 /각사


중국 자동차 업체의 이같은 국내 진출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물론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산'이라는 꼬리표에 뒤따르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인식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얼마전 중국차를 구입하려던 한 소비자는 "중국차가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가질지라도 품질면에서 아직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내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연구개발 투자와 대규모 설비 확장,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안전도 검사에서 최고 수준인 별 다섯 개를 받은 업체 비율은 2006년 8.3%에서 2014년 92.5%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가 국내 차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며 “품질도 과거에 비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몇년 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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