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법정구속된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에서 지불한 법률비용 전액을 법원에 공탁했다.
|
|
|
▲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
14일 성신여자대학교에 따르면 심화진 총장은 교직원과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입장을 밝혔다.
심 총장은 이메일을 통해 “제 자신의 사익 추구를 위해 교비를 사용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법률 위반으로 판단한 만큼 저의 불찰이자 행정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과오로 받아들여 운정캠퍼스 소송비용을 포함해 교비에서 쓴 법률비용 전액을 법원에 공탁했다”고 알렸다.
이어 “학교 업무에 관한 법률 비용은 교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교육부 방침과 법률 자문을 근거로 교비를 지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속 판결 후 심 총장은 항소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
|
▲ 14일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직접 이메일을 보내 학내 구성원들에게 심경을 전했다. 전문은 기사 하단 참조./자료=성신여자대학교 |
사립학교법은 학교 관련 소송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충당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한편 이사회는 수일 내로 열릴 임시이사회를 통해 심 총장의 직위해제에 대한 입장을 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 오원찬 판사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0여차례 학교 공금 수억원을 개인 소송비용으로 유용한 혐의(업무상횡령 및 사립학교법 위반)로 기소된 심 총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 아래는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의 이메일 편지 본문이다.
구성원께 드리는 글
지난 2월 8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저의 구속 소식을 듣고 많은 성신 구성원 여러분께서 놀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신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여러분께 심려를 깨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비록 옥중이지만 그간 여러분께서 학교를 위해 베풀어주신 은혜와 희생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억측과 악의적인 왜곡이 횡행하는 작금의 상황은 감내하기 어렵습니다. 어떠한 상황을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해하려면 양쪽의 상황을 모두 들어봐야 하듯이, 저의 입장과 생각을 구성원 여러분께 직접 말씀드리고자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선입견 없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제 자신의 사익 추구를 위해 교비를 사용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운정캠퍼스 관련 소송의 경우, 교비를 통해 적극 대응하여 승소함으로써 110억 원 이상의 교비를 절감했습니다. 소송비용 약 3억 9천만 원을 들여 110억 원 이상의 교비를 절약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결정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심재판부도 해당 소송비용 3억 9천여만 원은 법인이 학교에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사건들도 비용발생의 원인을 살펴, 학교 업무에 관한 법률비용은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다는 교육부 방침과 법률 자문의견을 근거로 교비에서 지출한 것입니다. 그러나 1심재판부는 이런 지출이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자 행정적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과오라고 받아들이고 운정캠퍼스 소송비용을 포함한 관련 금액 전체 약 7억 2천만 원을 법원에 공탁하였습니다.
성신 가족 여러분, 대학 사회가 안팎으로 처한 어려운 상황은 이제 더 이상 예측이 아닌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성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 왔습니다. 각종 재정지원사업 선정 등 최근의 눈부신 성과들은 모두 여러분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것입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성신을 더욱 자랑스러운 학교이자 삶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진심어린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분열과 내홍으로 우리 스스로를 옭아 메는 안타까운 상황이 하루빨리 정리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구성원들이 반목하고 불신하는 현 상황은 하루빨리 정리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성신 구성원들에게 돌아올 것이며, 결국 우리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검찰에 고소한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상처가 깊어질수록 봉합이 어려운 법입니다. 앞으로는 학교 행정에 발전적으로 협조해 주시고,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소송 등 구성원들끼리 서로 상처주는 행위는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불미스러운 소식으로 성신 구성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거듭 죄송합니다. 저는 제 자신과 성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구성원 여러분께서는 흔들리지 마시고 학교를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 2. 14
심화진 올림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