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중동의 수니파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을 포함하는 '중동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창설, 반(反)이란 군사동맹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해당 지역 국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 아랍 군사동맹 결성을 추진한다는 주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5일 처음 보도했다.
WSJ는 미국이 아랍 우방들과 이스라엘이 공동의 적인 이란에 맞서 정보를 교환하는 군사동맹 창설 방안을 아랍 국가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참여국 관리들의 말을 빌려 전했다.
나토식 상호 군사조약에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국가들뿐 아니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여타 아랍국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협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정보 제공과 지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반 이란 군사동맹 추진설을 뒷받침했다.
이 매체는 군사동맹 안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은 지상군 투입이나 훈련 참여가 아닌 정보 공유에 국한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국이 강점을 갖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상세한 보도와 달리 직접 당사국인 이란과 아랍권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정식 국교가 수립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지역 안보 문제와 관련해 비공개 접촉을 해왔으며 최근 수개월 새 관계 개선 논의가 활발해졌다.
미국은 사우디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판매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정부 8년간 양국 관계는 다소 냉각됐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출범후 대테러·안보·해상보안 등 분야 전반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며 관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 국가들은 시아파 이란과 지역 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와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WSJ은 새 군사동맹이 창설되면 예멘이 첫번째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며, 후티 반군과 싸우는 수니파 아랍국들의 전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러시아 언론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16일 정치분석가 알렉산데르 페렌지프의 논평을 싣고 미국이 나토와 유사한 기구를 중동에 창설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이란이 러시아의 대테러전쟁 동맹인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에도 간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은 창설 논의가 구체화한다면 나토의 복사판이 이미 분쟁으로 얼룩진 중동에 새로 등장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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