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고 외교부가 19일 밝혔다.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서두르지 마라”고 우리 측에 요청해 지금까지와 비교할때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7월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왕 부장은 7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다만 “사드 배치는 상호 신뢰를 깨는 행위”라며 날선 비난을 퍼붓던 지난번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어조였다고 한다. 왕 부장은 이례적으로 사드 배치를 서두르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사드 배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적 방어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발사를 언급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우리에게 실제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됐음을 다시금 각인했다.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와 함께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 조치에 항의했다. 그는 “최근 중국 내 일련의 규제 움직임이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넘어 순수예술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적절히 조치해 달라”고 했다. 왕 부장은 보복 조치가 있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정부와는 무관한 움직임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한중 양측은 사드배치와 관련해 평행선을 달렸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의 조기 대선과 정권교체를 앞두고 좀더 여유로운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장관은 뮌헨안보회의 한반도세션에 선도 발언자로 나서 북핵 문제를 ‘다모클레스의 칼’(말총 한 올로 천장에 매단 칼이라는 뜻으로, 주로 전쟁 위기 등 위태로운 상황을 표시할 때 이용되는 서양 속담)에 비유했다.
윤 장관은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금 되돌리지 못한다면 우리 머리 위에 북핵이라는 칼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윤 장관은 북미 제네바 합의(1994년), 9.19공동성명(2005년) 등 파기된 북한 비핵화 합의를 거론하며 “북한은 우리를 속여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중국 측 패널인 푸잉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이 나서 "합의가 깨진 데는 미국의 책임도 있다. 한쪽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등 윤 장관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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