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소득 증가폭 역대 최저…소비지출 사상 첫 마이너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지난해 가구소득 증가 폭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비지출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부진에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실업률 증가로 인해 근로자들의 실질구매력이 감소한 탓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 기준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물가 인상을 반영한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0.4% 줄어들었다.

가구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5% 줄어든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가구소득 중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근소소득은 294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도의 증가율 1.6%에 비해 0.6%포인트 낮아졌다.

소득 기반이 악화하면서 가처분소득 증가 폭도 크게 둔화됐다.

가처분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연금·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이다. 한 가구가 의식주 생활을 위해 실제로 지출할 수 있는 돈이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58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관련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던 2007년과 같은 증가율이다.

소득 증가 둔화는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원으로 1년 전보다 0.5% 감소하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실제 물가 상승 효과를 제거한 실질 월평균 소비지출은 1.5% 감소했다.
소비지출의 경우 자동차 구입비와 운송기구 연료비 각각 4.5%, 7.1% 줄었다. 

평균소비성향은 71.1%로 0.9%포인트 하락하며 5년 연속으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한 달에 100만원을 벌었다면 71만원만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4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5.6%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가처분소득은 6.2% 줄어 소비지출도 1.1% 감소했다. 2분위 소득은 0.8% 감소했는데 지출은 3.9%나 줄였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3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하고 소비지출도 1.1% 늘어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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