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와 관련된 거라 사드 반대도 못해...매년 3조2000억 매출 올리는 중국 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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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그룹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그룹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제공 논란으로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롯데는 국가 안보를 위해 정부에서 설치한다는 사드에 부지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중국의 보복이 만만치 않다. 롯데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해왔다. 롯데는 중국에서 매년 약 3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 부지 교환을 위한 롯데 측의 이사회가 이날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부지인 성주골프장은 롯데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상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롯데상사는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국방부와 이달 중 최종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롯데는 사드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이고 국가에서 진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반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롯데 입장에서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다고 이득을 볼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이 롯데를 직접적으로 압박하면서 롯데의 중국사업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롯데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는 사설을 쓰기도 했다.
특히 3월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앞두고 중국 언론과 소비자단체로부터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CCTV는 해마다 이날 특정 외국기업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의 제물로 삼아왔다. 이번 표적은 롯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완후이는 지난 2012년 까르푸와 맥도날드, 2013년 폭스바겐, 애플, 2014년에는 일본 니콘, 호주 분유제조업체 오즈밀코 등을 다뤄왔다.
방송을 타기만 하면 해당 기업은 신뢰추락과 소비자 외면에 이어 매출 급감 등으로 중국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롯데 안팎의 전언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2011년 '3.15 완후이' 방영 이후 중국에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중국에서 매년 3조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롯데로서 이번 '3.15 완후이'의 표적이 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부터 중국 진출을 추진해왔다.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이후 백화점, 마트 등 중국 소매유통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유통 외에 화학·관광 등 롯데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활발하게 진출해 왔다.
최근에는 그동안 국내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규모 복합단지 사업을 추진해 현지에서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현재 중국에는 롯데 24개 계열사가 진출했고 2만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롯데 계열사 7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중국 프로젝트인 '롯데월드 선양'의 타격이 우려된다. '롯데월드 선양'은 서울 잠실에 조성 중인 제2롯데월드의 1.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4년 5월 '롯데월드 선양'의 1단계 점포로 롯데백화점과 영플라자가 동시에 오픈했으며, 9월에는 시네마가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는 단계적으로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오피스, 아파트 등을 오픈해 2019년까지 연면적 145만㎡의 거대한 단지에 이르는 중국판 '롯데타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 된다면 이 프로젝트의 완성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 부지 제공이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이다 보니 기업의 이익만 보고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중국 사업을 접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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