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독극물로 암살한 범인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이 밝힌 뒤 국가정보원은 북한 보위성을 지목했다. 

당초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알려진 탓에 국정원의 발표에도 보위성이 암살 주체라는 점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하지만 북한의 정보기관인 정찰총국과 대외연락부, 국가안전보위성은 엄연히 그 역할이 다르다. 이번 김정남 암살은 적국의 주요 인물이나 해외로 나간 북한인을 납치하거나 암살하는 일을 담당하는 보위성의 소행인 것이 맞다.

보위성이 비공개로 제거해야 할 사람을 테러하는 것이 전문이라면 정찰총국은 유사시 적국을 습격하는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차이가 있다. 

즉, 보위성은 요원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한다면 정찰총국은 특수훈련을 받은 전투원이 부대 차원에서 단체로 임무를 수행한다.

북한에서 중앙당 간부 등을 거친 엘리트 탈북자는 3일 ‘미디어펜’과 인터뷰에서 이전에 국가안전보위부이던 국가보위성에는 해외반탐국과 해외무선반탐국이 있고, 이 중 해외무선반탐국은 평양시내 특정 지역 산속에 위치해 전 세계의 통신을 탐지한다고 전했다.

보위성은 북한의 대사관이 있는 모든 나라들의 대사관에 안전참사나 서기관의 명칭으로 파견돼 있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해외에 있는 북한인 감시와 적국의 주요인물을 감시하고, 필요 시 이번 김정남을 대상으로 한 것처럼 암살하고 테러하는 임무를 띤다. 또 북한인이 탈북이나 망명을 꾀한다는 첩보가 있을 때 이들을 납치해 북한으로 호송하는 역할도 한다.

보위성의 특징은 비밀리에 공작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맨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칼이나 몽둥이, 독극물 등을 사용하며, 보위성 테러조에는 반드시 젊은 여성을 포함시킨다고 한다.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독극물로 암살한 범인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이 밝힌 뒤 국가정보원은 북한 보위성을 지목했다./사진=연합뉴스


정찰총국은 2009년 중앙당 3호청사 소속 6부(작전부)가 인민무력부 정찰국과 중앙당 35호실로 불리던 대외조사부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정찰총국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총참모부 산하로 사이버테러와 한미연합군을 감시하는 임무를 한다. 또 정찰총국 산하 정찰부대원들은 평소 특수훈련을 받게 되며, 만약 전쟁이 벌어지면 최고사령부 직속으로 특수임무를 띠게 된다는 것이다.

정찰총국은 또 대외연락부 225국의 공작원이 남파될 때 신변보호를 하며 침투 위치까지 호위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또 공작원들이 필요한 자금과 테러나 암살이 개시될 때 무장장비와 독극물 등을 운반해주기 때문에 일명 ‘피스톤’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외연락부(225국)는 2009년 중앙당 3호청사 해산 때 내각 직속으로 됐다가 2013년 강관주 사망 이후 김양건이 통전부장과 겸임했지만 또 김양건 사망 후 정찰총국장이던 김영철이 부장을 맡아 다시 중앙당 소속 기관이 됐다. 

대외연락부는 각국에 공작원을 파견해 정보를 입수하고, 테러와 암살도 수행한다. 또 필요하면 마약이나 무기, 위조화폐를 팔아 김정은에 혁명자금을 바치고 공작자금으로도 활용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최근 한 방송 매체는 북한 보위성 소속 요원이 김정남 암살 시기 직전 국내로 침투한 정황이 있다며 중국에 거주하는 한 대북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비밀리에 개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보위성이라면 요원들을 남한에 침투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엘리트 탈북자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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