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주중 북한대사관은 16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는 아시아 전략 균형을 파괴한다는 궤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북 정책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한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암살에 대해선 정치적 책동이라고 강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중 북한대사관은 이날 베이징 소재 대사 관저에서 미국·일본·중국 3국 만의 일부 매체를 상대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주장을 폈다. 한국 언론매체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였다.
박명호 북한대사관 공사는 회견에서 "한반도 불안을 야기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힘으로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할 것이며 세계 평화와 안정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도 지난 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1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을 겨냥, "미국이 남조선에서 강행하고 있는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핵 참화 속에 몰아넣으려는 가장 노골적인 핵전쟁 책동"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뿐만 아니라 북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인민군 총참모부 등을 통해 비난을 일삼아왔으며, 주중 대사관까지 가세했다.
박 공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법률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우선 북한산 석탄 수입제한 등 강화된 제재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협"이라면서 "사드 배치는 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3국 연대를 형성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반도 사드배치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박 공사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바뀔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6·25 전쟁의 '가해자' 입장임에도 "미국은 40년간 침략 전쟁을 벌여왔고 핵전쟁 연습을 광란으로 벌이고 있다"는 주객전도식 논리도 폈다.
또한 김정남 암살을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명백히 북한의 평판과 북한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미국과 한국의 정치적 책동"이라고 규정, "이 사건으로 이득을 얻는 유일한 당사자들은 적국들"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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