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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뒤흔들 '戰士 정치인' 남재준이 떴다
"자유 대한민국 지켜내겠다" 17일 후보 등록
약점 많은 문재인 타격 받을 듯…정치권 긴장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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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3-19 1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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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주필
당내 경선이 한창인 지금 대선판의 윤곽이 잡혀간다. 홍준표-김진태 양강 체제(한국당), 문재인-안희정 2파전(민주당), 안철수-손학규의 경쟁구도(국민의당)등이 그렇다. 정당 지지도 최하위인 바른정당은 유승민-남경필 등 난쟁이 후보끼리의 겨루기 양상인데 물론 변수는 있다.

정당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민주당에 돌연 악재가 튀어나올 수 있고, 한국당의 경우 당내 경선 흥행이 기대 이상이어서 앞으로가 더욱 흥미로울 전망이다. 여기에 바른정당 등 군소정당끼리의 연대나 후보단일화가 판도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그런 소소한 전망과 분석을 떠나 오늘 나는 중량감 있는 무소속 후보 한 명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다.

"체제수호 戰場에서 목숨 내놓겠다"

17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이 주인공인데, 그의 등판은 그 자체로 뉴스다. 즉 제도권 정치와 거리를 둔 제3의 인물이 떴음을 알린다. 아직은 낯선 이름, 그러나 다크호스다. 예상을 깨는 호성적으로 판도를 흔들 게 분명한데,  그의 출마는 정치공학적 판단 그 이상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기다려온 전사(戰士) 정치인이 탄생했음을 뜻한다. 참모총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어서 전사인가? 아니다. 그의 출마 자체가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 하는 체제수호의 전장(戰場)에서 한 목숨을 내놓겠다는 선언이다. 그걸 어떻게 자신하는가? 직관으로 가늠되는 세계가 있는  법인데, 그의 출현은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무엇보다 대선판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를 나는 우선 기대한다. 이번 대선이 대통령 탄핵에 성공한 여의도 정치꾼끼리의 야합으로 전락할 소지가 큰데, 남재준의 등장으로 그게 원천 차단이 되길 원한다. 끼리끼리 나눠 먹는 분권형 대통령제 음모가 일테면 그것이다.

그건 민생과 나라의 운명 따위엔 나 몰라라 하는 의회독재의 완성을 뜻한다. 남재준은 그런 걸 못 참겠다는 각오 아래 출마 직전 아파트를 담보로 기탁금을 마련했고, 선관위 기탁금(3억5000만원)으로 내놓을 준비를 마쳤다.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의 8억 원대 아파트가 그 집인데, 그건 미분양으로 있던 걸 은행대출을 끼고 몇 해 전 구입했던 유일한 재산이다.

예비후보 등록 때 그는 "대한민국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했는데, 그 선언에 남다른 무게가 실리는 게 너무도 당연할까? 참고로 남재준이 자기 소유의 아파트를 처음 마련했던 건 1998년 경기도 용인의 미분양 아파트다. 

   
▲ 17일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의 출마 자체가 대한미느국의 체제수호 현장의 전사가 되겠다는 의미여서 주목 받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국정원은 나라의 새벽을 준비하는 것"

그가 육군 소위로 임관한 게 69년인데, 무려 30년 만에 자기 집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그런 남재준은 둘 중의 하나다. 지독한 무능력자이거나, 아니면 청렴의 표상이다. 그러니 일화도 많다. 2005년 봄 군 참모총장 퇴임식 뒤 마지막으로 제공되는 군용 지프를 마다하고 자신의 구형 소나타를 손수운전한 채 유유히 귀가했다. 의아해 하는 사람들에게 "퇴임한 민간인이 왜 지프를 타야 하느냐?"고 되물었던 게 그 원칙주의자이다. 

국정원장 시절에도 그랬다. 간부를 집에 초청했는데, 한 사람이 예의상 양주 한 병을 들고 왔다. 남재준은 그걸 기억했다가 돌아가는 그의 손에 양주병을 되돌려줬는데, 그 일로 ‘못 말리는 사람’이란 소문이 쫙 돌았다. 

차기 대통령이 갖출 덕목으로 윤리도덕성이 꼽히는데 최소한 이 대목에서 그는 무사통과다. 그런 남재준은 막상 국회에 출석해서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국정원의 역할은 새벽을 준비하는 것이다"는 게 당시했던 발언으로 유명하다. 인류 최악의 전체주의 집단 북한을 거꾸러뜨리고 통일한국의 새날을 열겠다는 각오인데, 2015년 국정원 신년회에서도 그랬다. 

직원 앞에서 "통일을 위해 다 같이 죽자"고 선언했는데, 역사적 소명에 대한 자각 없이 그런 비장미 넘치는 말은 결코 나오지 않는 법이다. 본래 사람됨이 그러했다. 초급 장교 시절 별명이 '리틀 이순신', '생도 3학년'이었다.

밤에 혼자서도 직각 보행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게 몸에 뱄으니 천연기념물로 통했다. 그런 소신과 결기가 어딜 갈까? 노무현 시절 군 참모총장에 발탁됐지만, 그는 잘라 말한다. "노무현에겐 인간적 매력이 없지 않다. 그러나 군통수권자로서는 역적(逆賊)이 분명하다." 지금 소신은 더 분명해졌다. "국가 리모델링 없이 대한민국은 베트남처럼 패망한다."

남재준 등판은 김진태-홍준표에게 이득
 
간첩이 대낮에 활보하는 현실, 국회가 반체제 세력의 숙주(宿主)로 변질된 최악의 정치 상황이 그가 출마를 결심한 동기임은 가늠키 어렵지 않다. 그래서 남재준은 최강의 전사(戰士)가 맞는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부터 돋보인다.

남다른 국가관은 물론이고 독서광답게 국제정치를 보는 지략가 면모도 갖췄다. 서울 가회동 태생이니 지역색 따위로부터도 자유롭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그가 대중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는 어떻게 하지? 이 두 가지 약점은 대선에서 그 스스로 극복해야할 숙제다. 이제 이 글의 마무리인데, 그의 등판을 보는 내 기대를 털어놓을 참이다.

우선 그가 성공하길 나는 원하다. 70대 정치 신인 남재준의 성공은 비유컨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겠지만, 그가 바위를 여보란 듯 두 쪽을 내 버렸다는 말을 듣기를 바란다.  정치란 피아(彼我) 구별인데, 그걸 그만큼 정확하게 체득한 이는 드물다. 

동시에 "정치가 목표인' 지금의 저질 정치판에 국가개조를 내세운 남재준의 등장은 축복이란 걸 많은 이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게 내가 아는‘큰 정치’다. 사실 그는 선심성 공약 따위엔 관심 없다. 종북세력 척결, 방어적 민주주의 강화, 국회의원 정수 대폭 축소, 기초자치제 전면 조정,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 검찰 개혁 등 선 굵은 공약을 내세울텐데, 그런 정면돌파가 눈 밝은 유권자들에게 먹히길 원한다. 

그리고 그게 남재준만의 공약을 넘어 애국우파의 비전으로 공유되어야 옳다. 길게 보아 그의 등장은 한국당의 김진태-홍준표에게도 나쁠 게 없으며, 무엇보다 종북좌파와의 연결고리 때문에 약점이 많은 민주당의 문재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도 분명하다. 

또 하나 남재준의 등장은 우리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군인 정치인의 재등장을 뜻한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이후 대가 끊긴 지금 군인 출신 인재들이 남재준 이후에도 속속 등장해 허위의식에 찌들고 효율이 떨어지는 이른바 문민(文民) 우위의 허구성을 깨줘야 할 때가 지금이다.

'주자학의 나라' 조선왕조 이래 21세기로 이어지는 끈질긴 숭문(崇文)주의 전통이란 문약(文弱)에 빠진 한국사회에 득보다 실이 많다. 거듭 남재준의 대선정치 등판을 환영한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당신을 기다린다. 남다른 기대는 당신의 애창곡이 일제 독립군으로부터 6.25 때 국군이 불렀던 ‘양양가’임을 알기 때문이고, 당신 마음이 꼭 그러함을 가늠하기 때문다.

"인생의 목숨은 초로(草露)와 같고/조국의 앞날은 양양(襄陽)하도다/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아 아 이슬 같이 죽겠노라." /조우석 주필
[조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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