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부탁내용 공개 곤란"…MB, '성질 자제' '우파 명예회복' 당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2가지 부탁을 드렸다"면서도 "공개하면 안 될 부탁"이라고 불문에 부쳤다.

자신이 거듭 설파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재통합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연히 합쳐야 한다"고 공감대를 이룬 사실도 전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이 전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 40일이 채 안 남은 대선 국면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공개 환담에서 이 전 대통령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혼나겠다. 압축적으로 하면 된다"며 "(보수우파의) 명예를 좀 회복해야 한다. 상처를 많이 입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아직 37일 남았으니 괜찮다"며 "보수우파 진영이 전부 위기에 있으니 오히려 응집하는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호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경남도지사 재임 중이던 자신이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 (왼쪽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사진=연합뉴스


뒤이어 가진 비공개 대화에서 이 전 대통령은 "다시 좌파정권을 막고 보수우파가 일어나기 위해 모두 다 힘을 합쳐 단결했으면 좋겠다"며 "보수우파 세력이 기댈 수 있는 건전한 담벼락을 세워보라"고 홍 후보를 격려했다고 윤한홍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이 전했다.

또 홍 후보는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 대통령께서 많이 도와달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를 마치고 나온 홍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2가지 부탁을 드렸는데 그 부탁을 들어주시겠다고 했다"라면서도 "공개하기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네 성질대로 살지 말고 성질 부리지 말고 대선에서 사람을 포용하라. 적도 포용해야 한다. 듣기 싫은 말이 많아도 참아라'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 전 대통령도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게 훨씬 좋다. 좌파가 되면 4대강 시비를 또 할테니까"라며 "친이계보다 인간적으로 더 가깝다. 저 분 입장으로서 내가 대통령 되는 게 최상의 길"이라고 거듭 자평했다.

그는 또 바른정당과의 재통합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당연히 합쳐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탄핵 때문에 갈라졌는데 원인이 소멸됐기 때문에 당연히 합쳐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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