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5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일종의 '괘씸죄' 적용에 의한 결과라며 "사법적으로 잘못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질타했다.

사법적으로 확정된 증거 없이 탄핵이 이뤄졌다며,  그 과정을 "민중재판, 인민재판"이라고 빗대는 한편 "민주주의 자체가 뿌리뽑히는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시내 반얀트리 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 포럼' 조찬 강연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한 건 대통령 탄핵심판이 아니고 잡범들에게나 하는 훈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지난달 10일 파면 결정 당시를 떠올리며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는 것을 봤는데 거기에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일을 낸 건 하나도 없다. 특검에서 추정해도 나온 건 최순실에게 옷 몇벌 얻어 입은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재가) 대통령에 대해 오락가락 변명을 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뒤 "변명은 피의자의 권리"라며 "압수수색 거부의 주체는 (직무 정지된 박 전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비서실이었다. 중요 시설이니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갖고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박 전 대통령 측의 변호 과정을 "법률상 허용된 것"이라며, 특히 "잡범이 (혐의를) 부인하면 그것을 법조계에서는 말하자면 '괘씸죄'라고 한다. 저건(그걸 적용하는 건) 헌법재판관 답지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옛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할 때는 선거법 '위반 사실'에 대해 다툰 적이 없고, 그것만으로 탄핵할 수 있느냐는 '사유 재판'에 불과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기소된 것도 없고 특검의 일방적인 소추 주장에 불과한데 단심제이기 때문에 탄핵이 돼버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이나 여러 기관들을 보면 '이건 아니다' 싶었다. 민중재판이고 인민재판"이라며 "집회와 시위로 대통령이 (사법적으로) 탄핵당하는 건, 하야와 별개로 민주주의 자체가 뿌리뽑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악(惡)이라고 하는 여론재판"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나아가 헌법재판관들을 겨냥해서도 "저런 사람들이 재판관으로 있으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키겠나 생각했다"고 직격했다.

홍 지사는 "그 사람(박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 51.6%의 지지를 받았는데, 반대파들이 무슨 사건이 있을 때마다 광화문에 모이도록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어찌됐든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됐고 감옥까지 갔다. 이제 새롭게 대한민국을 시작할 시점"이라며 "대선은 1년 정도 후보·정책 검증을 다 거치고 치러야 하는데 이제 한달 조금밖에 안 남았다. 이 상황에서 과연 5월9일 뽑힌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할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상황 자체를 기회로 활용하면 된다.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잘 될 수 있다"며 "오히려 시간이 짧기 때문에 우리를 지지했던 보수우파들이 위기감 더 팽배해질 것이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